미국 정부가 이번 주말 예정된 이란과의 본협상을 앞두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긴급 진화에 나섰다.
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취약한 휴전 국면을 위협하는 레바논 내 군사 작전의 강도를 낮출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 미·이란 회담 앞두고 이스라엘에 '톤다운' 요구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자위권은 인정하면서도, 레바논에 대한 공격 수위를 조절해 미·이란 휴전 기조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뜻을 명확히 전달했다.
이는 그간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관여하지 않던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입장에서 변화된 기류다.
미국 측은 레바논에서의 교전 격화가 어렵게 성사된 이란과의 휴전 체제를 무너뜨리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전후 수습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휴전 중재국인 파키스탄과 당사국인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며 반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조금 더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며 이스라엘의 협조를 압박했다.
▲ 이스라엘, 작전 지속 속 '제한적 수용' 시사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직후 레바논 정부와 직접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군사적으로는 헤즈볼라를 국경 북쪽으로 밀어내기 위해 리타니 강까지 점령하겠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에 휴전은 없다"며 전력을 다해 헤즈볼라를 타격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미국의 요청을 고려해 공격 범위를 일정 부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요일 이스라엘은 미·이란 휴전 발표 직후 레바논 전역에 100여 차례의 기습 공습을 감행해 3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으며, 이는 이슬라마바드 회담을 앞둔 미국 정부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긴 바 있다.
▲ 이슬라마바드 회담의 변수와 동상이몽
오는 토요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미·이란 회담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가능성을 낙관하고 있으나,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카메네이는 지난 5주간의 전쟁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기 싸움이 팽팽하다.
미국 관료들은 테헤란 당국이 레바논 상황을 지렛대 삼아 회담에서 더 큰 양보를 얻어내려 하거나, 최악의 경우 회담장을 떠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협상 의지는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성과를 내기 위해 주어진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이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 레바논의 인도적 위기와 불확실한 협상 전망
지난 3월 초 이후 레바논에서는 1,8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00만 명 넘는 피란민이 속출했다.
이란과의 휴전 소식에 남부 귀환을 서두르던 피란민들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재개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시금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다음 주 미국과 아랍 국가들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간의 직접 협상이 예고되어 있으나, 실질적인 진전 여부는 미지수다.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의 무장을 해제하라는 미·이의 압박과 내전 재발이라는 공포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이 복잡한 고차방정식이 풀리지 않는 한 중동의 완전한 평화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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