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생명공학부 박희호 교수 연구팀이 줄기세포 유래 인간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비침습적 진단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별도의 형광 물질이나 방사성 표지 없이도 세포의 대사 변화를 정밀하게 감지하여 조직 손상 없는 진단을 가능하게 한다. 기존 진단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치매 조기 발견과 치료제 반응 확인을 위한 새로운 임상 모델로 기대를 모은다.
인류가 직면한 가장 가혹한 질병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병은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부터 뇌세포의 대사 변화가 시작되는 특성을 가진다. 그러나 기존의 진단 방식은 뇌척수액을 직접 채취하는 침습적 방법을 동원하거나, 방사성 동위원소를 주입하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에 의존해야 했다. 이러한 방식은 환자에게 신체적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질병의 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고려대학교 생명공학부 박희호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줄기세포를 배양하여 만든 '미니 뇌'인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도입했다.
▲ 뇌 오가노이드 활용 비침습적 진단 플랫폼 구축
박희호 교수 연구팀은 세종대학교 기계항공우주공학부 권보미 교수, KAIST 기계공학과 유홍기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살아있는 인간 뇌 오가노이드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대사 변화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인간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환경을 모사한 오가노이드를 구축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실제 뇌 조직에서 벌어지는 병리 현상을 외부에서도 손쉽게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는 단순히 사후 조직을 분석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질병의 발병 기전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플랫폼의 구동 원리는 생체 대사 산물에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광학 신호를 탐지하는 기술에 기반한다. 연구팀은 특정 형광 물질을 주입하거나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뇌 오가노이드 내부의 대사 활동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했다.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됨에 따라 신경세포의 에너지 대사 효율이 떨어지고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현상을 고해상도 광학 분석 장비로 정밀하게 읽어내는 방식이다. 이러한 비침습적 접근법은 연구 대상인 뇌 오가노이드의 손상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며, 수일 또는 수주에 걸친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가능하게 하여 데이터의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 형광 표지 없는 실시간 대사 변화 추적 기술
본 연구의 성과는 치매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진단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기존의 형광 기반 분석법은 세포 독성 문제로 인해 장시간 관찰이 불가능했으나, 연구팀이 개발한 플랫폼은 세포의 생존력을 유지하면서도 실시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뇌세포 간의 상호작용과 신경망의 퇴행 과정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단순히 특정 단백질의 축적 유무만을 확인하던 수준을 넘어 대사 회로 전체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게 되었다.
학계는 이번 기술이 뇌척수액 채취에 따른 부작용이나 고가의 영상 장비 활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 과정에서 알츠하이머 환자 유래 세포로 만든 오가노이드와 정상인 유래 오가노이드 간의 대사 프로파일 차이를 명확히 구분해냈다. 이는 향후 병원에서 환자의 세포를 채취해 개인 맞춤형 '미니 뇌'를 제작하고, 해당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을 사전 테스트하는 '정밀 의료'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한 결과이기도 하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이 플랫폼은 단일 세포 수준의 정밀도와 장기적인 데이터 축적 능력을 동시에 갖추어 의료 현장의 활용도가 매우 높다.
▲ 치매 조기 진단 및 맞춤형 신약 개발 가속화
향후 이 플랫폼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제약사가 개발 중인 후보 물질을 뇌 오가노이드에 투여한 뒤, 비침습적 방식으로 실시간 대사 회복 여부를 관찰하면 임상 시험의 성공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희호 교수는 이번 연구가 살아있는 인간 뇌 오가노이드에서 알츠하이머병의 대사 변화를 비침습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최초의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동물 실험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 중심의 질병 모델링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 실제 의료 현장에서 조기 진단 키트로 활용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26년 04월 21일 기준, 연구팀은 해당 플랫폼의 대량 생산 공정 최적화와 분석 자동화 알고리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미세한 대사 신호를 자동으로 판독하는 시스템이 완성되면, 전문 인력 없이도 신속하게 치매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는 고령화 사회의 최대 난제인 치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국가적 차원의 보건 의료 혁신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계에서도 그 독창성과 실용성을 인정받아 저명한 학술지에 게재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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