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트럼프의 AI 심리전 가동, 이란 정밀 타격 가상 영상으로 대외 압박 수위 격상

재경 외신부 기자
트럼프의 AI 심리전 가동, 이란 정밀 타격 가상 영상으로 대외 압박 수위 격상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으로 제작된 이란 군용기 타격 영상을 연이어 공개하며 국제 사회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소셜 미디어 활동을 넘어 군 통수권자의 의지를 디지털 가상 세계를 통해 투사하는 고도의 심리전으로 풀이된다. 특히 종전 합의에 비협조적인 이란을 겨냥한 이번 조치는 향후 중동 정책의 강경 선회를 암시하는 중대한 신호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군사 타격 영상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게시하며 대외 압박의 수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7일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군함이 고출력 레이저 무기로 이란 군용기를 격추하는 5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미국 국기를 단 군함은 이란 국기가 표시된 항공기를 정밀 타격하며, 피격된 항공기는 화염에 휩싸인 채 산산조각이 나는 장면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 속 삽입된 작은 화면을 통해 직접 나레이션을 수행하며 이번 게시물의 정치적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영상에서 리듬을 맞추는 듯한 소리를 내다가 "오케이, 우리 쪽으로 왔네, 발사, 쾅"이라고 말하며 군사적 행동을 시각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흥미 위주의 게시물이 아니라 이란의 핵 합의 및 종전 협상 비협조에 대한 노골적인 경고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는 이번 현상을 두고 "정치 지도자가 AI 생성 콘텐츠를 활용해 적대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가시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프로파간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이 마음에 들었는지 자신의 모습이 더 크게 부각된 수정본과 유사한 내용의 추가 영상을 잇달아 올리며 확산에 주력했다. 이는 향후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물리적 조치를 대중과 적대국에게 미리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 미디어 활동은 방중 일정 이후 더욱 빈번해졌으며 하루에만 30개 이상의 게시물을 쏟아내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방문 당시 보안상의 이유로 절제했던 디지털 소통을 귀국 직후 폭발적으로 늘리며 국내외 정치적 주도권을 탈환하려는 모양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보다 앞서 걷는 사진을 게시한 것은 방중 성과가 미흡했다는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미 우주군을 진두지휘하며 우주 전쟁을 수행하는 듯한 AI 이미지 역시 군 통수권자로서의 권위를 극대화하려는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 정치는 복잡한 외교적 수사보다 직관적인 시각 자료를 선호하는 트럼프 특유의 소통 방식이 AI 기술과 결합하여 진화한 결과물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에 대해 "실제 군사력 투사 이전에 디지털 공간에서의 우위를 점하려는 심리적 억지력 확보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행보에 대해 전쟁을 컴퓨터 게임처럼 가볍게 인식하게 만든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인공지능으로 제작된 자극적인 영상이 실제 외교적 긴장을 불필요하게 고조시키고, 군사적 충돌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가 지도자의 AI 활용이 가짜 뉴스와 실제 위협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하여 예기치 못한 안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예수에 빗댄 AI 이미지를 올렸다가 지지층 내부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여 이를 삭제하는 등 기술 활용의 부작용을 겪기도 했다. 이는 AI 생성 콘텐츠가 가진 폭발적인 전파력만큼이나 그 휘발성과 위험성 또한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디지털 전략은 향후 더욱 공격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향후 국제 시장과 안보 지형은 이러한 미국의 '디지털 강공책'이 이란 및 중국과의 실질적인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지렛대로 작용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심리전은 이미 현대전의 주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그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디지털 공간에서의 긴장 고조와 맞물려 에너지 가격 및 글로벌 물류망에 변동성을 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럼프의#AI#심리전#가동#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