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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산업계 중국산 희토류 의존 탈피 난항 속 트럼프 행정부 공급망 강제 재편 압박

재경 외신부 기자
미국 방산업계 중국산 희토류 의존 탈피 난항 속 트럼프 행정부 공급망 강제 재편 압박
©연합뉴스

 

미국 주요 방산업체들이 내년 1월로 예정된 중국산 희토류 자석 사용 금지 조치를 앞두고 대체 공급망 구축 시간 부족을 이유로 시행 시한 유예를 강력히 요청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산 제품 구매" 원칙을 고수하며 기업들에 대한 예외적 면제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안보 정책과 산업 현실 사이의 충돌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미국 방산 공급망의 핵심 소재인 중국산 희토류 자석 사용 금지 규정 시행이 임박함에 따라 현지 방산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방산업체들이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인 중국산 사마륨-코발트 및 네오디뮴-철-붕소 자석의 사용 금지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시한 연장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보도했다. 업계는 첨단 무기 체계에 필수적인 이들 자석의 공급처를 단기간에 변경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희토류 영구자석은 전투기와 미사일, 스마트폰, 전기차 등 현대 무기 체계와 첨단 산업 전반에 걸쳐 대체 불가능한 핵심 부품으로 기능한다. 특히 사마륨-코발트 자석은 고온에서도 자성을 유지하는 특성이 있어 정밀 유도 미사일과 전투기 엔진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자석 생산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며 사실상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과 독일, 미국 등지에서도 일부 희토류 자석 생산이 이뤄지고 있으나 전체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공급 규모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미국 내 희토류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수십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자립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배제한 독자적인 공급망 체계를 완성하는 데 최소 몇 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산업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모든 연방기관이 반드시 미국산 제품만을 구매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워싱턴의 관료들은 더 이상 기업들에 사탕을 나눠주듯 면제권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며 방산업계의 유예 요청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미국 의회는 이미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산 희토류 자석과 텅스텐, 탄탈럼 등의 사용을 제한하는 강력한 규정을 도입한 바 있다. 해당 규정은 생산 공정의 단 한 단계라도 중국, 북한, 러시아, 이란 등 적대 국가에서 이뤄질 경우 미군 납품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단순한 무역 제재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전략 물자의 대외 의존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방산업계의 늑장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으며 이는 정책 집행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 희토류 및 자석 업계를 대변하는 로비스트 제프 그린은 "지난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다가 시행 직전에 구제를 요청하는 행태는 파렴치한 짓"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업계가 안일한 태도로 공급망 다변화 기회를 실기했음을 지적하며 예정대로 규정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태가 미국 제조업 강화를 지향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안보 정책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방산업체들의 집단적인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 행정부가 원칙을 고수하며 강행 돌파할지, 아니면 공급망 붕괴를 우려해 막판에 제한적인 면제권을 부여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시장 질서 확립과 국가 안보라는 명분 사이에서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급망 전문가들은 만약 금지 조치가 예외 없이 시행될 경우 단기적으로 미군 무기 체계의 생산 차질과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산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는 결국 글로벌 희토류 시장의 재편을 가속화하고 대체 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판적 시각에서는 급격한 공급망 단절이 오히려 미국의 방위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충분한 대체재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강제적인 국산화 요구는 생산 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방 예산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확고한 만큼 기업들은 이제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향후 글로벌 시장은 미국의 이러한 행보에 발맞춰 희토류 공급처 다변화를 위한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 역시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동 대응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번 조치의 강행 여부는 단순한 방산 부품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주도권을 누가 쥐게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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