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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걸프국 요청에 대이라크·이란 공격 보류

장선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걸프 지역 지도자들의 요청을 수용해 예정되었던 이란 공격을 전격 보류했다. 이는 전쟁 종식을 위한 테헤란(이란 정부)과의 잠재적 협정 협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협상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전략이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했다.

▲ 군사 타격 전날 밤 전격 보류…트럼프, "수용 가능한 합의 없으면 즉각 총공격"

1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지휘부에 화요일로 예정됐던 이란 공격을 진행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수용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즉각 통보만으로 이란에 대한 전면적이고 대규모의 공세를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추가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이며 강경한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결정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지역 주요국 지도자들이 "현재 진지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공격 보류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까지만 해도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며 이란이 평화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남아나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걸프국의 중재안을 수용하며 한발 물러섰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교적 돌파구 가능성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전개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UPI/연합뉴스 제공]

▲ 벼랑 끝 전술과 중동 우방국들의 복잡한 셈법

백악관은 계획된 공격의 구체적인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일부 걸프국 관료들은 임박한 공격 계획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 정부 관리에 따르면, 화요일 국가안보 보좌관들과의 회의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공격 감행 쪽으로 기울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주 동안 보좌진과 외부 우방들은 제한적 타격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압박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해 왔다.

미국의 이 같은 군사적 위협은 지난 4월 취약한 휴전이 선포된 이후 몇 주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나왔다.

이란은 핵심 핵 프로그램 해체와 글로벌 원유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재개방이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해 왔다.

이란은 파키스탄 중재자를 통해 전달된 미국의 최신 제안에 대해, 핵심 핵 문제는 미결로 남겨둔 채 해협을 단계적으로 재개방하겠다는 역제안을 내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이란의 핵무기 보유 금지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 에너지 시장 긴장 고조와 미·중 역학 관계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인 군사 공격 재개 위협과 외교적 타결 가능성 사이에서 엇박자를 내면서 국제 유가는 요동치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1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중국의 영향력까지 동원하려 했다.

지난주 베이징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협조를 구했으며, 백악관은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유지와 이란의 핵무기 보유 저지라는 공동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특별히 요구한 것은 없다"며 이러한 외교적 의미를 다소 축소했다.

▲ 전쟁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중동 전장…'경제적 분노 작전'의 실효성

지역 관료들과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의 지도부 구조와 방어 체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무역 통제권을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보유한 잔여 미사일과 공격용 드론의 위협 때문에 전쟁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약 11주 동안 이어진 이 충돌은 걸프국들까지 깊숙이 끌어들이고 있다. 사우디와 UAE는 자국 인프라 및 에너지 시설이 공격받자 이란 내 목표물에 대한 비밀 반격을 감행해 왔으며, 최근 UAE 핵발전소 인근에서 드론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이란 항구 봉쇄와 대대적인 경제적 압박 캠페인인 '경제적 분노 작전(Operation Economic Fury)'이 결국 이란의 선택지를 고갈시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는 "시간문제일 뿐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봉쇄 조치로 인해 이란의 자금줄이 완전히 차단됐음을 강조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4월 13일 해상 봉쇄가 시작된 이후 미군은 최소 85척의 선박을 나포하거나 항로를 변경시켰으며, 4척을 무력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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