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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주의 원칙과 형평성 충돌, '70% 균등 배분' 이견에 총파업 초읽기

이성경 기자
삼성전자 성과주의 원칙과 형평성 충돌, '70% 균등 배분' 이견에 총파업 초읽기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이 적자 사업부 성과급 배분 비율을 둘러싼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최종 결렬됐다.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반도체 생산 차질과 국가 경제 타격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의 70%를 전 직원에게 균등 지급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 훼손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예고한 사상 초유의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의 마지막 중재 시도가 무산됐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일 세종청사에서 노사 양측을 소집해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으나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노조 측은 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을 수용하겠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사측이 최종적으로 입장 표명을 유보하며 협상은 파국을 맞았다. 이번 결렬의 표면적 이유는 성과급 산정 기준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삼성의 핵심 경영 가치인 성과주의와 노조의 형평성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한 결과다.

성과급 재원 중 70%를 반도체 부문 전체 임직원에게 동일하게 배분하라는 노조의 요구가 이번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 노조는 나머지 30%만을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고 주장하며 적자 사업부 인력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임직원 7만 8,000명 가운데 비메모리 소속 등 적자 사업부 인력은 약 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실적 악화에 따른 성과급 전액 미지급 가능성에 강하게 반발하며 노조의 균등 배분 요구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적자 사업부 임직원에게도 연간 수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이 지급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실적에 기여한 만큼 보상한다는 삼성의 인사 원칙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행위이며 조직 내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논리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며 원칙 고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경영진은 성과급 규모 자체에 대해서는 일부 양보할 의사를 내비쳤으나 배분 방식의 근간을 바꾸는 것에는 완강한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조정 결과에 대해 노사 대립이 극심했으나 실무적인 부분에서는 상당한 의견 접근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위원장은 "두세 가지 근본적인 사안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조정 성립이 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노사 양측의 태도는 진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언젠가는 타결되어야 하는 사안인 만큼 노사가 요청한다면 밤이든 휴일이든 언제든지 추가 중재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며 대화의 끈을 놓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현재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는 선을 그으며 노사 자율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파업 돌입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할 때 극적인 타결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예정된 모든 대외 일정을 취소하고 세종청사에 머물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 대변인은 아직 노사 간 대화의 시간이 남아 있으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수출 전선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집단행동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 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성과와 보상의 상관관계가 약해지면 우수 인재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조직의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질서와 법치를 중시하는 전문가들은 노조의 요구가 시장 경제의 기본 원리인 생산성 기반 보상 체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다만 노조는 적자의 책임이 경영진의 오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고통만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현재의 보상 시스템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파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추가 조정이나 직접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최승호 노조 공동투쟁본부 위원장은 "언제나 대화할 의사가 있으며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절차가 있다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사측 역시 마지막 순간까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협상의 불씨를 살려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노사가 대립을 멈추고 상생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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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주의 원칙과 형평성 충돌, '70% 균등 배분' 이견에 총파업 초읽기 : 기업/산업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