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유통 및 식품업계가 과거의 야간 거리응원 중심 마케팅에서 탈피해 평일 오전 시간대 '집관족'과 출근길 소비자를 겨냥한 실용적 프로모션으로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경기가 모두 직장인과 학생들의 활동 시간인 평일 오전으로 배치됨에 따라 야식 수요보다는 간편식과 점심 먹거리 중심의 매출 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는 공식 스폰서십 제한을 극복하기 위해 손흥민 등 스타 플레이어와 상징색인 빨간색을 활용한 '앰부시 마케팅'에 집중하며 시장 질서 재편에 나섰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평일 오전 시간대에 개최됨에 따라 유통업계의 마케팅 지형이 야간 야식 중심에서 오전 간편식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과거 월드컵 특수가 심야 시간대 치킨과 맥주 매출에 집중되었던 것과 달리 이번 대회는 직장인의 출근길과 학생들의 등교 시간 이후에 경기가 치러지는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이에 따라 주요 유통사들은 거리응원 연계 프로모션 대신 집에서 경기를 시청하는 이른바 '집관족'을 위한 소규모 먹거리와 간편식 공급망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가성비와 접근성을 앞세워 가장 기민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후라이드 치킨과 한입쏙쏙 핑거치킨, 자이언트 순살 치킨 등 인기 품목 3종을 국가대표 경기 전후 3일간 3,000원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아울러 닭다리순살꼬치와 휴게소소시지바 등 즉석 후라이드 제품 20여 종을 포함해 맥주와 아이스크림 등 하절기 전략 상품에 대한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한 달간 지속 전개한다.
GS25는 청년층 유동 인구가 많은 홍대레드로드점을 스포츠 축제 테마로 단장하고 한국 대표팀 경기가 예정된 12일과 19일, 25일에 맞춰 치킨과 피자 등 주요 안주류 할인을 실시한다. 세븐일레븐 역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합하여 즉석치킨 픽업 주문 시 최대 4,000원의 할인 혜택을 부여하며 제휴카드 결제에 따른 추가 감면 혜택을 설계했다. 이러한 편의점의 공세는 경기 시간대에 맞춘 맞춤형 소비를 유도하여 오프라인 매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아침 시간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스낵류와 대용량 음료를 전면에 배치하며 품목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17일까지 인기 수입맥주와 냉동 치킨을 대상으로 증정 및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20%의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마트는 전통적인 야간 먹거리를 넘어 아침 시청 환경에 적합한 과일과 스낵류를 포함한 '응원 먹거리 행사'를 기획하여 소비자 선택권을 넓혔다.
신세계백화점은 모든 점포에서 레이즈와 토스티토스 등 글로벌 감자칩 브랜드를 할인 판매하며 프리미엄 간식 수요를 공략한다. 일본 과자인 카키노타네를 비롯한 다양한 수입 간식 라인업을 강화하여 집관족의 미식 경험을 지원하는 형태다. 유통 대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경기 시간대에 따른 매출 감소 우려를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치킨 프랜차이즈와 배달 플랫폼 업계는 대대적인 신규 캠페인보다는 기존의 상시 프로모션을 경기 수요와 결합하는 실리적 노선을 택했다. 제너시스BBQ 그룹은 별도의 월드컵 특화 캠페인 대신 버라이어티팩 판매와 블랙프라이드데이 행사를 강화하여 수익성을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bhc 또한 특정 이벤트에 편승하기보다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실질적인 소비자 혜택 제공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주요 주류 업체와 배달 플랫폼은 체험형 콘텐츠와 적립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 로열티 강화를 도모한다. 오비맥주는 강남역 인근에 '카스 피파 월드컵 팬 베이스캠프'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공식 스폰서로서의 권위를 활용한 낮 시간대 체험 마케팅을 전개한다. 칼스버그코리아는 풋볼 에디션 캔을 출시하고 가정 내 맥주 소비를 권장하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요기요는 배달 주문과 경기 관람을 연계한 '메가 적립 페스타'를 운영한다.
패션업계와 온라인 플랫폼은 한국 대표팀의 상징인 빨간색을 활용한 제품군 확대와 스타 마케팅으로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LF 헤지스는 플래그십 스토어의 조명을 빨간색으로 연출하고 관련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리복은 전체 제품의 30%를 빨간색으로 채우는 컬러 전략을 실행 중이다. 무신사는 국가대표 유니폼에 손흥민 등 주요 선수의 이름과 배번을 새겨넣는 마킹 서비스를 도입하여 젊은 층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모바일 시청 확산으로 과거처럼 한자리에 모여 응원하는 문화가 약해졌다"며 "일회성 대규모 캠페인보다 평소에도 활용할 수 있는 범용 프로모션 중심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시청 패턴에 맞춘 업계의 생존 전략이 마케팅의 본질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경기 시간대의 불리함과 공식 스폰서십 비용 부담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경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기업의 영업이익률을 저해할 수 있으며 거리응원 부재에 따른 오프라인 집객 효과 감소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시장 질서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볼 때 업계의 차분한 대응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적절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향후 유통 및 식품업계는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대형 스포츠 이벤트 마케팅의 공식을 '집중과 확산'에서 '일상과 연계'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평일 오전이라는 시간적 제약은 역설적으로 간편식 시장의 양적 성장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업들은 디지털 플랫폼과의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개인화된 시청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 공급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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