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오는 15일부터 국내 주요 물류 및 유통 사업장을 대상으로 폭염 대비 안전 수칙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집중 감독에 돌입한다. 정부는 체감온도 35도 이상 시 무더위 시간대 옥외작업 중지를 강력히 권고하고, 지난해 드러난 편법적 온도 측정 행위를 엄단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번 조치는 산업현장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법제화된 5대 기본 수칙 준수 여부에 초점을 맞춘다.
정부가 국내 물류와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의 최고안전책임자를 소집하여 여름철 폭염에 대비한 실질적인 근로자 보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고용노동부 류현철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간담회를 열고 현장의 안전 관리 실태를 점검하였다. 이번 간담회에는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로젠, 쿠팡CFS, 쿠팡CLS 등 6대 물류사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 4대 유통사의 최고안전책임자들이 대거 참석하여 정부의 방침을 전달받았다. 정부는 물류센터와 대형마트 등 취약 사업장의 안전 관리 수준이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일부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온도 측정 사례는 이번 집중 감독의 주요 배경이 되었다. 당시 일부 사업장은 에어컨 바로 앞에서 근로자의 체감온도를 측정함으로써 폭염에 따른 작업 중지 등의 조치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려 시도한 사실이 적발되었다. 류 본부장은 이러한 편법 행위를 강하게 지적하며 올해는 보다 엄격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현장 관리가 이루어져야 함을 분명히 하였다.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근무하는 옥외 취약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는 점도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올랐다.
정부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통해 폭염 대비 안전 수칙을 이미 법제화하여 시행 중이다. 핵심 내용은 시원한 물 공급, 냉방장치 설치, 충분한 휴식 시간 보장, 보냉 장구 지급, 그리고 온열질환 의심자 발생 시 즉각적인 119 신고 등 5대 기본 수칙으로 요약된다. 기업들은 이러한 법적 의무 사항을 현장에서 단순히 형식적으로 이행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 특히 현장 근로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냉방 장비 확충과 휴게 시설 정비가 요구된다.
구체적인 작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일 경우에는 작업 시간대를 조정하거나 옥외작업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기온이 더욱 상승하여 체감온도가 35도에 도달하면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의 무더위 시간대에는 옥외작업을 중지할 것을 정부는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만약 체감온도가 38도를 넘어설 경우에는 긴급 조치 작업을 제외한 모든 옥외작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이러한 단계별 대응은 근로자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기능한다.
류현철 본부장은 간담회에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실행 의지를 거듭 강조하며 현장 중심의 행정을 예고하였다. 류 본부장은 "이달 15일부터 물류와 유통 사업장을 중심으로 5대 기본 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감독할 것"이라며 "오늘 발표한 실행 계획이 현장에서 충실히 이행되도록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단순한 권고를 넘어 실제 감독권을 행사하여 산업 현장의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실질적인 교대 인력 확충을 통해 작업 부하를 분산시키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물류 및 유통업계의 특성상 배송 시간 준수와 작업 효율성 저하가 경영상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특히 신선식품 배송이나 당일 배송 서비스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무더위 시간대 작업 중지가 물류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정부는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이 시장의 효율성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보수적 원칙을 고수하며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압박하고 있다. 법치주의 관점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의 엄격한 적용은 시장 질서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필수 요소라는 판단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산업 전반에 걸친 폭염 대비 태세 점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5일에는 조선업 관계자들과 만나 현장 상황을 점검하며, 9일에는 항공 및 항만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폭염 대비 간담회를 연이어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고온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대표적인 업종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여 온열질환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산업 현장 전반에 걸쳐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안전 표준이 정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업들은 이제 정부의 권고 수치를 준수하는 수준을 넘어 자체적인 안전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단순한 과태료 회피 목적의 관리가 아니라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폭염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운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의 집중 감독이 시작되는 15일 이전에 각 사업장은 자체 점검을 완료하고 미비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폭염이라는 자연재해 앞에서도 법과 원칙에 기반한 안전 관리가 철저히 이행될 때 비로소 산업계의 신뢰가 확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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