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관계 당국의 합동 감식이 건물 철거 작업 종료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6개 기관은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공장 동관 1층을 중심으로 정밀 조사를 벌여 참사의 실체적 진실을 가릴 방침이다. 이번 감식은 건물 붕괴 위험으로 지연된 지 약 두 달 반 만에 재개된 것으로, 유족들이 참관한 가운데 유류물 수색과 발화 원인 분석이 동시에 진행된다.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는 4일 오전 9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본부, 안전보건공단, 고용노동부, 재난안전연구원 등 6개 관계기관 전문가 40여 명을 투입해 대전 대덕구 소재 안전공업 주식회사에 대한 합동 감식에 돌입하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발생한 대규모 화재로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법과학적 검증 절차의 핵심이다. 현장에는 유족 4명이 동행하여 감식 과정을 직접 참관하며 수사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였다.
수사 당국은 발화지로 유력하게 추정되는 공장 동관 1층 가공라인 부근을 정밀 감식하여 화재의 시발점을 확정하고 관련 유류물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화재 직후 현장 관계자로부터 "1층 가공라인 천장 부근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목격하였다"는 결정적인 진술을 확보한 상태이며, 이를 바탕으로 전기적 요인이나 기계적 결함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장에서 수거한 잔해물을 분석해 가연성 물질의 연소 경로와 화염 확산 속도 등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이번 합동 감식이 화재 발생 76일 만에 본격화된 이유는 사고 직후 노출된 건물의 심각한 붕괴 위험으로 인해 현장 진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참사 사흘 만인 3월 23일 1차 합동 감식을 시도하였으나, 구조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추가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는 안전 진단 결과에 따라 작업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후 관계 당국은 정밀 위험성 평가를 거쳐 4월 28일부터 옥상 주차장에 방치된 차량 102대를 이적하는 것을 시작으로 건물 철거 및 보강 작업을 선행하였다.
당초 동관 건물의 철거와 안전 확보에는 약 45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장비 집중 투입과 효율적인 공정 관리로 인해 예정보다 일찍 작업을 마무리하며 감식 일정을 앞당겼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건물 붕괴 위험이라는 변수로 인해 현장 접근이 늦어졌지만, 철거 과정에서 증거물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며 "확보된 증거와 진술을 종합해 한 점 의혹 없는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0일 오후 1시 17분경 발생한 이번 화재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안전공업의 생산 라인을 순식간에 집어삼키며 대규모 인명 피해를 야기하였다. 당시 근무 중이던 직원 14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60명이 유독가스 흡입 및 화상으로 중경상을 입어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는 최근 수년간 발생한 산업 현장 화재 중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되며 안전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재 원인이 단순히 개별 기계의 결함에 그치지 않고 공장 전체의 소방 설비 미비나 안전 관리 소홀 등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배경에는 초기 진화 실패나 비상 대피로 확보 미흡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체 측은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번 합동 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안전공업 측의 소방시설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엄격히 가려낼 방침이다. 감식에서 확보된 물리적 증거물은 국과수의 정밀 분석을 거쳐 최종 감정 결과로 도출될 예정이며, 이는 향후 책임자 처벌을 위한 핵심 증거로 활용된다. 당국은 대규모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된 문제점을 제도 개선안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하였다.
조사 당국은 이번 정밀 감식에 이어 현장 재구성과 시뮬레이션 작업을 병행하여 명확한 발화 원인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화재 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경영진의 과실 여부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며, 유가족 보상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역시 본격적인 논의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향후 수사 결과는 산업 현장의 안전 기준을 재정립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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