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신영증권, 발행주식 32% 달하는 9400억 자사주 소각... 주주환원 정공법 택했다

정휘 기자
신영증권, 발행주식 32% 달하는 9400억 자사주 소각... 주주환원 정공법 택했다
©연합뉴스

 

신영증권이 전체 발행주식의 32.01%에 해당하는 9,4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전격 결정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법적 의무 기한보다 1년 이상 앞당겨 실행하는 이번 조치는 국내 증권업계 주주환원 정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신영증권은 이달 19일 열리는 제7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보유 중인 자기주식 526만 2,283주를 소각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소각 규모는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32.01%에 달하며, 현재 보유한 자사주 전체 물량의 62.48%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최근 시가를 기준으로 환산한 소각 예정 금액은 약 9,400억 원으로 집계되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소각 대상 주식은 과거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물량으로 기업의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관리되어 왔다. 신영증권은 2024년 4월 우선주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1대 1 비율의 보통주 전환을 단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자기주식을 취득하게 되었다. 기업은 해당 주식을 단순히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량 소각함으로써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실질적으로 높이는 정공법을 택했다.

잔여 자사주인 316만 471주에 대해서는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성과보상을 위한 재원으로 분할하여 활용할 방침이다. 이는 기업의 구성원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업가치 제고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단순한 일회성 환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지배구조 강화와 보상 체계의 선진화를 동시에 꾀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법적 의무 이행 기한인 2027년 9월보다 1년 이상 앞당겨 소각 안건을 상정했다는 점은 경영진의 결단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신영증권은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서 시장의 지속적인 주주환원 요구를 받아왔으며, 이번 조기 소각 결정으로 시장의 신뢰를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선제적인 자산 정리를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자본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보수적이면서도 과감한 재무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보유 중인 자기주식 중 상당수를 법정 기한 내 소각하고 남은 잔여 분량에 대해서도 임직원 보상을 넘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수립해 활용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특히 "법적 의무 이행 기한보다 1년 이상 앞당겨 주주총회 안건을 상정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시장 질서 내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경영 철학의 발현으로 해석된다.

현금배당 정책 또한 자사주 소각과 궤를 같이하며 대폭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신영증권은 주당 배당금을 7,500원으로 결정하였으며, 이는 전년 대비 총 배당금액이 약 200억 원 증가한 규모다.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당 가치 상승과 직접적인 현금 유입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주주들이 체감하는 환원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배당 확대에 따른 세제 혜택 또한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으로 돌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신영증권은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주주들이 배당 분리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는 자산가 비중이 높은 증권주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유인책으로 작용하며 향후 주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 자본 총계를 감소시켜 향후 신규 투자 재원을 제약하거나 재무 건전성 지표에 변동을 줄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한다. 자기자본의 급격한 축소는 시장 변동성이 극심해지는 시기에 기업의 방어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신영증권은 견고한 수익 구조와 충분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이러한 리스크를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국내 증권업계 전반에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형사 위주의 주주환원 경쟁 속에서 중견 증권사인 신영증권이 보여준 파격적인 행보는 타 기업들에게도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자본 효율성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관점에서도 이번 소각은 자산 구조를 최적화하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향후 신영증권은 정기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소각 절차를 마무리하고 잔여 자사주의 구체적인 처분 계획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은 이번 대규모 환원 정책이 실제 주가에 어떻게 반영될지, 그리고 향후 실적 성장세가 뒷받침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를 향한 신영증권의 정공법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이끄는 성공 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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