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지난해 '불수능'보다 평이하게 출제된 가운데, 국어와 수학의 등급컷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킬러문항 배제 원칙 속에서도 영어 영역의 체감 난도가 높게 형성되었으며, 역대 최다인 9만 7,000여 명의 졸업생 응시가 실제 수능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2027학년도 수능의 향방을 가늠할 6월 모의평가는 전반적으로 작년 수능 대비 난이도가 하향 안정화된 양상을 보였다. 교육과정 밖 초고난도 문항인 이른바 '킬러문항'은 철저히 배제되었으나, 중상위권을 가르는 변별력 문항은 영역별로 고르게 배치되었다. 수험생들은 작년의 극심한 압박감에서 다소 벗어난 분위기였으나 영역별로 엇갈린 체감 난도에 따라 희비가 교차했다.
국어 영역은 지문의 길이가 짧아지고 정보가 명시적으로 제시되면서 수험생들의 독해 부담이 크게 완화되었다. EBS 연계율은 53.3%를 유지했으며 공통과목인 독서의 4개 지문 모두가 EBS 수능 연계교재의 제재를 활용하여 출제되었다. 입시업계는 국어 1등급 커트라인을 언어와매체 95점, 화법과작문 97점으로 예상하며 작년 수능보다 합격선이 5~10점가량 대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학 영역 역시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운 수준을 유지하며 기존의 출제 기조를 이어갔다. 전반적으로 까다로운 문항이 줄어들면서 수험생들이 느끼는 심리적 장벽은 낮아졌으나 변별력을 위한 중상위권 문항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다. 종로학원이 추정한 수학 1등급 커트라인은 미적분 88점, 기하 89점, 확률과통계 92점으로 지난 수능 대비 3~5점 정도 높아진 수치다.
EBS 수학 대표 강사인 남치열 백석고 교사는 "수학이 전반적으로 쉬웠다고 보기는 어렵고 기존 출제 기조가 유지됐다는 점에서 작년과 유사하다"며 "중·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할 수 있는 문항들이 다수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단순한 난이도 하락보다는 공교육 범위 내에서의 변별력 확보에 주력했음을 시사한다.
영어 영역은 이번 모의평가에서 가장 큰 논란과 변별력을 생산한 과목으로 꼽힌다. EBS 현장교사단은 절대평가 취지에 맞게 적절히 출제되었다고 평가했으나, 입시업계는 긴 지문과 생소한 어휘로 인해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매우 높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종로학원은 이번 영어 1등급 비율이 상대평가 1등급 기준인 4%에도 미치지 못하는 3.5%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영어 영역이 사실상 상대평가보다 더 어렵게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작년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이 3.1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모의평가 역시 수험생들에게 상당한 압박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 절대평가의 취지가 무색하게 영어 영역이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입시의 가장 파괴적인 변수는 역대 최다치를 경신한 졸업생 지원자 규모다. 이번 모의평가에 지원한 졸업생은 9만 6,931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반수생이 유입되는 실제 수능에서 16만 명을 상회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지역의사제 도입과 의대 정원 증원 이슈는 상위권 N수생들을 대거 입시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현행 수능 체제의 마지막 해라는 특수성 또한 졸업생들의 과감한 도전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위권 졸업생의 대거 유입은 표준점수 산출과 등급 컷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3 재학생들에게는 상대적인 불리함으로 작용할 소지가 다분하다. 평가원 입장에서도 이들의 학력 수준을 정확히 측정하여 본 수능의 난이도를 조절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을 안게 되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는 재수생 증가 등으로 수능의 적정 난이도 맞추기가 어느 해보다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험생들은 대입 지원 전략을 위한 수능 점수 예측을 다소 보수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는 가채점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실제 수능에서의 변수를 고려한 치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6월 모의평가는 킬러문항 배제라는 정책적 기조 속에서도 변별력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유지하려 노력한 시험으로 평가된다. 수험생들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취약 영역을 보완하고, 특히 난도 조절이 불투명한 영어와 N수생 변수를 고려한 학습 계획을 재정립해야 한다. 향후 본 수능의 난이도는 이번 모의평가에 응시한 졸업생들의 성적 분포에 따라 미세 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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