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따른 시설 파괴를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대상 LNG 공급에 대해 최대 5년의 불가항력(Force Majeure) 선언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체 수출 능력의 17%가 타격을 입으면서 국내 액화천연가스 수입 비중 3위인 카타르발 수급 불균형이 현실화되고 있다.
카타르 에너지 시설 피습과 수출 능력 17% 손실 현상
카타르에너지 사아드 알카비 CEO는 19일(현지시간) 한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과의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최대 5년간 불가항력을 선언해야 할 상황임을 공식화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자국의 핵심 에너지 인프라인 라스라판 가스 시설이 심각한 물리적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카타르 전체 14개 LNG 생산라인 중 2곳과 가스액화연료(GTL) 시설 1곳의 가동이 전면 중단되었으며, 이는 카타르 전체 수출 능력의 약 17%에 해당하는 규모다.
알카비 CEO는 파괴된 시설의 복구 및 재가동까지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카타르에너지는 이미 이달 초 생산 중단을 발표했으나, 이번 발표를 통해 공급 차질이 단기적 사태를 넘어 장기적 구조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인했다. 특히 라마단 기간 중 발생한 같은 무슬림 국가의 공격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중동 내 지정학적 갈등이 에너지 공급망을 직접 타격하는 통제 불능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 LNG 수입 3위 점유율 14.9% 확보 비상과 국가별 비중 데이터
한국의 에너지 수급 구조에서 카타르는 핵심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LNG 수입 국가별 비중을 보면, 최대 공급처인 호주가 31.4%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가 16.1%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카타르는 14.9%의 점유율로 국내 도입선 중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전략 국가다. 이어 미국이 11.2%로 4위, 오만이 7.5%로 5위를 기록하며 뒤를 잇고 있다.
전체 수입량의 15%에 육박하는 카타르산 물량에 대해 불가항력이 선언될 경우, 한국가스공사를 포함한 국내 수입사들은 연간 수백만 톤에 달하는 부족분을 현물(Spot) 시장에서 긴급 조달해야 한다. 현물 가격은 장기 계약 가격보다 변동성이 크고 중동 위기 시 급등하는 특성이 있어 국내 에너지 조달 비용의 폭발적 상승이 불가피하다. 31.4%를 차지하는 호주나 11.2%의 미국 등 대체 공급선 역시 글로벌 수요 폭증으로 인해 즉각적인 증산이 어려운 상황에서, 3위 공급처인 카타르의 이탈은 국내 가스 수급 체계에 치명적인 공백을 야기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 파장
카타르 에너지 시설 피해와 더불어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 조치는 글로벌 LNG 공급의 20%를 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해협 통행이 제한되면서 카타르산 LNG의 운송 경로가 차단되었고, 이는 아시아행 물량뿐만 아니라 유럽행 물량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셸(Shell)과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등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 기업들도 카타르로부터 불가항력 통지를 받고 하부 고객사에 공급 차질을 통보하기 시작했다.
컬럼비아대학교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의 이라 조세프 연구원은 카타르가 시장에 복귀하는 시점을 올해 중반 이전으로 보기는 어렵고, 그마저도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 LNG 현물 가격은 카타르의 불가항력 시사 직후 급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전기료 및 가스 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는 비상 수급 대책반을 가동해 비축분 관리에 나섰으나, 공급 차질이 본격화될 4월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비용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수급 대안 마련 및 하반기 시장 전망
단기적으로는 동절기 대비 비축분을 활용하여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산업용 및 발전용 가스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정부는 수입 비중 4위인 미국(11.2%)으로부터의 도입량을 확대하고, 원자력 발전 가동률을 극대화하는 등 에너지 믹스 조정 카드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 속에서 신규 물량 확보는 막대한 비용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전면전 가능성이 상존하는 한, 중동발 에너지 리스크는 상시적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반기 글로벌 LNG 시장은 카타르의 시설 복구 속도와 중동 정세 안정화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2026년 하반기까지 LNG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확대와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공급 차질이 본격화될 4월 이후, 수입 비중 1, 2위인 호주와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다변화된 공급망의 안정적 유지가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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