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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 "조기 종전에도 고유가 지속…배럴당 90달러"

음영태 기자

미-이란 전쟁이 조기에 종결되더라도 국제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동 에너지 공급망이 이미 구조적 충격을 받은 가운데, 전쟁 이후에도 배럴당 90달러 이상의 고유가 흐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미-이란 핵 협상 결렬 이후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전쟁이 발발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었다.

▲ 미-이란 전쟁, 호르무즈 봉쇄로 유가 폭등

핵 협상 결렬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질적으로 봉쇄하고 걸프협력회의(GCC)의 주요 에너지 시설을 공격함에 따라 국제 유가는 단숨에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특히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암살 이후 이란 측이 미군 기지와 에너지 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개시하며 분쟁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일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를 통해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른 3가지 시나리오 모두에서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배럴당 63달러)으로 회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조기 종전이 이뤄지는 '시나리오 1'에서도 피격된 에너지 시설의 복구 지연으로 인해 2027년 4/4분기 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유사한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상황인 '시나리오 2'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17달러까지 상승하며, 에너지 시설 타격이 심화되는 '시나리오 3'의 경우 유가는 역사적 전례가 드문 배럴당 174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호르무즈 해협
[AFP/연합뉴스 제공]

▲ 주요국 거시경제 파급효과와 인플레이션 압력

유가 공급 충격에 따른 주요국 경제 반응을 살펴보면, 충격 발생 직후 국제 유가는 즉시 약 4.9% 상승하며 그 효과가 5년 이상 장기 지속되는 특성을 보였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초기 0.1~0.2%p 수준의 상승 압력을 유발한 뒤 2~3분기 이내에 수렴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공급 차단이 장기화될 경우 반복적인 물가 충격으로 작용할 위험이 크다.

한국의 경우 충격 직후 인플레이션이 0.12%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에너지 가격 전이에 따른 선제적 물가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 한국 경제의 에너지 안보 위기와 직접적 타격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이번 분쟁으로 인해 나프타와 LNG 등 핵심 에너지 소재 수급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나프타 수입 중 중동 비중은 34.4%에 달하며,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단지 피격으로 인해 LNG 공급에 대한 '불가항력(Force Majeure)' 선언이 잇따르고 있어 장기적인 수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라스라판 시설 복구에 최소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단기 대응을 넘어선 근본적인 에너지 안보 강화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 대응 방향

위기 극복을 위해 IEA 주도의 전략비축유 4억 배럴 방출 등 국제적 공조가 이뤄지고 있으나, 분쟁 장기화에 대비한 추가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보고서는 정부는 나프타와 LNG의 대체 공급원을 동남아시아, 미국, 러시아 등으로 다변화하고 비상 수급 대책을 선제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비중동 산유국과의 협력 강화 등 에너지 전환 정책을 가속화하여 구조적인 에너지 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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