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가 미국 내 투자 규모를 2천500억 달러(약 362조원)로 대폭 확대할 움직임을 보인다. 이는 기존 발표액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 노력과 맞물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TSMC의 이러한 전략적 행보는 '호국신산'으로 불리던 대만의 우려 속에서도 미국 중심의 기술 안보 강화에 기여한다.
TSMC가 미국 내 투자 규모를 2천500억 달러까지 늘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지형 변화가 가속화된다. 이번 투자는 단순히 생산 기지 확장을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과 미국의 반도체 자급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로이터 통신은 이번 TSMC의 결정이 미국 중심의 기술 안보를 강화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한다.
TSMC 허우융칭 선임 부사장은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2026 셀렉트 USA' 행사에서 미국 내 투자 확대와 관련해 "어떠한 새로운 사업 기회의 성장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발언했다. 소식통들은 허우 부사장의 이 발언을 TSMC가 미국 내 투자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 같은 발언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TSMC의 선제적 대응 전략을 시사한다.
TSMC의 미국 내 투자는 공급망 협력업체들의 동반 진출로 이어진다. 공장 공사 및 클린룸 공사 업체에 이어 자덩(Gudeng), 쥔화(GMM) 등 핵심 장비 업체들도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TSMC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을 취한다고 보도한다.
소식통은 TSMC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대만 북부 신주과학단지 클러스터 모델을 재현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는 단순한 공장 건설을 넘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전후방 산업 생태계를 미국 현지에 구축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미국의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TSMC는 앞서 지난해 3월 발표한 1천억 달러를 포함해 총 1천65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라 미국에는 웨이퍼 공장 6곳과 첨단 패키징 공장 2곳, 연구개발(R&D) 센터 1곳이 들어설 예정이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첨단 패키징 1공장은 2028년, 2공장은 2029∼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투자가 장기적으로 대만의 '실리콘 실드' 전략에 미칠 영향을 주시한다고 보도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 자급 목표와 TSMC의 전략적 이익이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라며, "이번 투자가 글로벌 파운드리 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이는 TSMC가 단순한 위탁 생산을 넘어, 글로벌 기술 안보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한편, TSMC는 내달 6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이사 인원을 기존 7∼10명에서 9∼12명으로 늘리는 정관 개정안을 논의한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이사를 영입하여 기업의 지속 성장을 도모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사회 확대는 TSMC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필요한 지배구조 강화의 일환이다.
그러나 대만 내부에서는 '호국신산'(나라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으로 불리던 TSMC의 미국 공장 증설로 인한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 약화 우려가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TSMC가 점차 '미국의 TSMC'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이러한 우려는 대만 경제 안보의 핵심인 TSMC의 해외 진출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를 반영한다.
TSMC의 대규모 미국 투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공급망 안정화와 기술 안보 강화를 위한 중대한 전환점이 된다. 미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높여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며, TSMC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향후 TSMC는 대만과 미국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며, 반도체 패권 경쟁의 핵심 축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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