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거짓 하자' 빌미 삼아 2640만원 미지급…세화학원, 공정위 철퇴

고진아 기자

학교법인 세화학원이 2021년 세화고등학교 공사대금 지급 과정에서 3자 직불 합의를 깨고, 심지어 거짓된 하자를 빌미로 수급사업자의 잔금 2천64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학교법인 세화학원이 세화고등학교 언덕 위험 구간 보강공사를 진행하며 수급사업자 B사에 지급해야 할 하도급 잔금 2천640만원을 미지급한 행위에 대해 재발 방지 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세화학원은 원사업자 A사, 수급사업자 B사 간의 3자 직불 합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 하자를 이유로 잔금 지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 결과, 해당 하자의 책임은 B사가 아닌 조경공사를 시공한 다른 수급사업자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원사업자 A사가 세화학원을 상대로 B사의 미지급 대금을 포함한 전체 공사대금 지급 소송을 제기하여 진행 중이므로, 공정위는 별도의 지급명령은 부과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2021년 9월 7일 세화학원이 원사업자 A사에 세화고등학교 언덕 위험 구간 보강공사를 발주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12월 23일, A사는 공사 중 토공사를 수급사업자 B사에 하도급했다. 특히, 세화학원, 원사업자 A사, 수급사업자 B사 세 주체 간에는 하도급대금을 발주자인 세화학원이 B사에 직접 지급하기로 하는 '3자 직불 합의'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합의는 수급사업자의 대금 수령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장치로 평가된다.

「거짓 하자' 빌미 삼아 2640만원 미지급…세화학원, 공정위 철퇴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세화학원은 직불 합의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완료된 후 마지막 잔금 2천640만원을 수급사업자 B사에 지급하지 않는 핵심 문제를 야기했다. 세화학원이 잔금 미지급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것은 '공사 하자' 발생 주장이었다. 하지만 공정위의 면밀한 조사를 통해 이 주장은 사실과 달랐음이 밝혀졌다. 공정위는 감리자 보고서 및 관련 자료들을 토대로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실제 하자는 B사가 시공한 토공사와는 무관하며, 조경공사를 시공한 다른 수급사업자의 책임으로 발생한 것임을 확인했다. 발주자인 세화학원이 하자의 책임을 전가하려 했던 사실이 공정위 조사를 통해 명백히 드러난 셈이다.

공정위는 세화학원의 이 같은 행위가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세화학원에 대해 재발 방지 등의 시정명령을 결정했다. 다만, 미지급 잔금에 대한 지급명령은 부과하지 않았는데, 이는 원사업자 A사가 이미 세화학원을 상대로 B사의 미지급 대금을 포함한 전체 공사대금 지급 소송을 진행 중이며, 이 소송을 통해 최종적인 대금 지급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발주자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한 명확한 제재를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의 의미에 대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합의가 존재하는 경우 하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발주자에도 하도급법 준수 의무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발주기관의 책임 범위를 재확인하고, 하도급 거래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진행 중인 원사업자 A사의 소송을 통해 2천640만원의 미지급 잔금 문제가 최종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번 공정위의 시정명령은 다른 학교법인이나 유사 발주기관들에게도 경각심을 주어 공정한 하도급 거래 관행을 정착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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