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민주당 지방권력 12곳 탈환하며 대승, 오세훈은 0.6%p 차 사투 끝에 서울 사수하며 5선 고지

김영 기자
민주당 지방권력 12곳 탈환하며 대승, 오세훈은 0.6%p 차 사투 끝에 서울 사수하며 5선 고지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석권하며 4년 만에 지방 권력 교체에 성공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서울에서 0.6%포인트 차의 극적인 역전극을 펼치며 헌정 사상 첫 5선 시장에 올랐으나, 여권은 영남권과 서울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을 내주며 참패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9석을 확보한 가운데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원내 입성에 성공하며 새로운 정치적 변수로 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지방선거의 주도권을 완전히 되찾으며 정국 주도권의 향배를 결정지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수도권의 경기와 인천을 포함해 총 12개 지역에서 승리를 확정했다. 이는 2022년 선거 당시 국민의힘에 당했던 완패를 설욕한 결과로 평가받으며,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야권의 저력을 입증했다. 국민의힘은 텃밭인 대구, 경북, 경남과 최대 격전지인 서울 등 4곳을 수성하는 데 그치며 행정 및 입법 권력에 이어 지방 행정망까지 상당 부분 상실했다.

서울시장 선거는 개표 막판까지 당선인을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의 승부처였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개표율 97.70% 기준 48.94%를 득표하여 48.34%를 기록한 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단 0.6%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당선을 확정했다. 오 후보는 개표 중반까지 정 후보에게 밀리며 고전했으나 개표율 93% 지점에서 첫 역전에 성공한 뒤 승기를 굳히는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정 후보가 공식적으로 패배를 선언함에 따라 오 후보는 서울시장 5선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하며 여권 내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경기도에서는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광역단체장이 탄생하며 새로운 정치 지표를 제시했다. 민주당 추미애 후보는 경기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며 유리천장을 깨뜨린 첫 여성 지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인천에서는 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당선되었고,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경합지로 분류됐던 부산시장 선거 역시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외에도 민형배(광주), 우상호(강원), 박수현(충남), 신용한(충북), 위성곤(제주), 김상욱(울산), 허태정(대전), 조상호(세종) 후보 등 민주당 주자들이 대거 승리했다.

전북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이원택 후보가 51.22%의 득표율로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오세훈 시장 외에 이철우 경북지사가 당선을 확정하며 체면을 유지했다.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했으며, 경남에서는 박완수 후보가 민주당 김경수 후보를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결과로 민주당은 지방 권력의 75%를 장악하게 됐으나, 핵심 요충지인 서울을 탈환하지 못한 점은 완승의 옥에 티로 남게 됐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1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의 강세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민주당은 경기 안산갑의 김남국, 인천 계양을의 김남준, 연수갑의 송영길 등 기존 강세 지역 9곳에서 무난히 승리를 거뒀다. 특히 격전지로 꼽혔던 경기 하남갑에서 이광재 후보가 국민의힘 이용 후보를 꺾으며 야권의 기세를 올렸다. 국민의힘은 대구 달성군에서 이진숙 후보가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평택을 유의동, 울산 남갑 김태규, 충남 공주·부여·청양 윤용근 후보가 승리하며 4석을 확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부산 북갑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민주당 하정우 후보와의 혈투 끝에 신승을 거두며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후 독자 노선을 걷던 한 후보의 당선은 향후 보수 진영 내 재편 과정에서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기 평택을에 출마했던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는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에게 밀려 낙마하며 원내 재입성에 실패했다. 이번 재보선 결과는 여야가 각자의 텃밭을 지키면서도 중도층의 향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양상을 띠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민주당이 전국적인 우위를 점하며 풀뿌리 권력의 재편을 알렸다. 전국 227개 기초단체 중 민주당은 119곳에서 승리했으며 국민의힘은 95곳, 무소속 11곳, 조국혁신당 2곳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종로, 성동, 마포, 영등포 등 17개 구를 휩쓸며 압승했다. 국민의힘은 강남 3구와 용산 등 8개 구를 지켜내는 데 그쳐, 광역단체장인 서울시장 자리를 지킨 것과는 대조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 선거 결과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과 여야의 정무적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산물이다. 민주당은 정부 지원론을 앞세워 지방 일꾼론을 강조한 전략이 주효했으나, 공소취소 논란 등 악재가 보수층을 결집시켜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들을 유세 전면에 내세우는 총력전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부산에서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오세훈 후보가 당의 지원과 거리를 두며 개인 역량으로 승리했다는 점은 국민의힘 지도부에 뼈아픈 대목이다.

정치권의 한 전문가는 "이번 선거는 민심이 여야 어느 한쪽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지방 행정의 주도권을 야권에 넘겨준 절묘한 균형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여권은 서울시장 사수라는 성과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지방 권력 상실에 따른 국정 동력 약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민주당 역시 경기와 충청 등 일부 지역구에서의 의석 상실과 서울시장 낙선이라는 과제를 안게 되어 승리 속에서도 내부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향후 정국은 선거 패배 책임론에 휩싸인 국민의힘의 쇄신 방향과 승리한 민주당의 공세적 행보가 충돌하며 격랑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소속으로 생환한 한동훈 후보가 "보수를 재건하고 정권의 폭주를 제어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여권 내 권력 투쟁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방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은 이를 바탕으로 차기 대선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행정 성과 내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효율적인 지방 행정과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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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방권력 12곳 탈환하며 대승, 오세훈은 0.6%p 차 사투 끝에 서울 사수하며 5선 고지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