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에볼라 비상, 인천공항 '장례식장·병원 방문했나' 12년 만의 초강력 검역 현장

고진아 기자

인천공항에서 아프리카발 항공편 승객들에게 「최근 2주간 장례식장이나 병원을 방문했습니까?」라는 이례적인 질문이 던져진 것은 12년 만에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언함에 따라 국내 에볼라 유입을 막기 위한 초강력 검역이 가동된 현장의 일각이었다.

WHO는 지난 2026년 5월, 아프리카 에볼라바이러스병 발생 증가에 따라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는 2014년 서아프리카 대확산 이후 12년 만의 초유의 사태이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즉각 대책반을 꾸리고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우간다, 남수단, 에티오피아, 르완다 등 5개국을 중점검역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24시간 의심 증상 신고 대응 체계를 가동하며 국내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에티오피아발 직항편은 주 6회 인천으로 운항하며 검역의 핵심 대상이 됐다. 2026년 6월 4일 도착한 에티오피아발 항공편 탑승객 149명에 대한 검역은 한층 강화된 모습이었다. 이들 중 환승객 49명은 엄격한 발열 검사를 받았고, 한국이 최종 목적지인 100명은 큐-코드(Q-CODE) 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의심 증상 유무와 방문국 이력을 상세히 조사받았다.

에볼라 비상, 인천공항 '장례식장·병원 방문했나' 12년 만의 초강력 검역 현장
[사진=연합뉴스]

더욱 면밀한 검역을 위해 DR콩고와 르완다에서 출발해 에티오피아를 경유, 인천으로 입국한 것으로 보이는 11명에 대해서는 통신사 로밍 정보 등을 활용한 '타깃 검역'이 진행됐다. 김창일 인천공항검역소 공중보건의는 「37.5℃ 이상 발열과 함께 최근 2주간 병원이나 DR콩고의 장례식장 방문 이력이 있는 경우, 에볼라 검체 채취 검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DR콩고의 장례 문화 특성상 시신에 입 맞추는 관습이 감염 확산의 주요 경로가 될 수 있음을 고려한 이례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현재까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 에볼라 의사환자는 발생하지 않아 국내 유입 위험도는 '낮음'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승인된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방역을 통한 감염 차단이 최선」이라며 철저한 대비·대응 기조를 강조했다. 에볼라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최대 21일이다.

질병청은 이러한 잠복기를 고려해 입국자에게 추가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내 에볼라 유입 가능성은 '낮음'으로 평가되지만, 승인된 백신과 치료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완벽한 방역은 필수불가결하다. 질병청이 잠복기 21일을 고려한 추가 안내 문자 발송 등 더욱 적극적인 확산 추적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만큼, 정부의 선제적이고 철저한 대응이 지역사회 안심과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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