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후 노동계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던 첫 '사용자성 불인정' 기각 판단이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에서 뒤집히며, 건설 현장 원청의 책임 범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는 2026년 6월 4일, 중흥토건·중흥건설의 하청 노조인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한국노총 소속)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재심에서 인정했다. 이는 2026년 3월 10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에서 나온 첫 기각 결정이 중노위에서 뒤집힌 첫 사례로 기록됐다. 법 시행 불과 두 달여 만에 나온 충격적인 반전이다.
사건은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가 원청인 중흥토건·중흥건설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원청이 단체교섭에 불응하자, 노조는 2026년 3월 24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전남지노위)에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전남지노위는 2026년 4월 10일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노조의 신청을 기각하며 노동계의 우려를 샀다. 이에 노조는 전남지노위 결정에 불복, 즉각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2026년 6월 4일, 전남지노위의 기각 결정을 취소하고 원청인 중흥토건·중흥건설에 공고 의무를 인정하는 판정을 내렸다. 중노위는 특히 산업안전(작업환경 포함) 의제에 대해서는 원청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 원청의 사용자성을 명확히 인정했다. 이는 건설 현장에서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안전과 작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임금 관련 교섭요구 의제에 대해서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정하며 교섭 의제를 세분화하는 섬세한 판단을 보였다. 노조는 그간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원청으로부터 직접 지시와 관리를 받는다고 주장했으나, 중흥 측은 직접적인 지시·관리가 없다고 맞서왔다. 중노위는 산업안전 의제에 대해 사용자성을 인정한 구체적인 이유로 건설 현장의 특성상 원청이 작업 환경 및 안전 관리에 대해 포괄적이고 최종적인 책임과 결정 권한을 가진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번 중노위의 재심 판정은 노란봉투법의 핵심 쟁점인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구체화하는 첫 사례로, 건설 현장 등에서 하청 노조의 교섭권 확보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시에 중흥 측이 결정문 송달 후 15일 이내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어, 이번 중노위 판정이 법원에서도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향후 법원의 판단과 그 결과가 관련 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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