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내려선 에티오피아발 직항편 승객들은 1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강화된 에볼라 검역의 최전선을 마주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선언 이후, 질병청은 국내 유입 가능성을 '낮음'으로 평가하면서도 '선제적이고 철저한 대비'라는 기조 아래 역대급 검역 작전에 돌입했다.
지난달 WHO가 아프리카 에볼라바이러스병 발생 증가에 따라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를 선언하자, 질병관리청은 즉각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한 대비 체계를 가동했다.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확산 이후 12년 만에 이뤄지는 철저한 검역이다. 질병청은 DR콩고, 우간다, 남수단, 에티오피아, 르완다 등 아프리카 5개국을 중점검역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대폭 강화했다.
어제(4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는 주 6회 운항하는 에티오피아 직항편 승객 149명에 대한 집중 검역이 진행됐다. 승객들은 Q-CODE(전자검역정보시스템) 또는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을 통해 입국 전 건강 상태를 상세히 기록했다. 발열 감지 카메라를 통해 37.5℃ 이상 발열 여부를 일차적으로 확인했으며, 김창일 인천공항검역소 공중보건의 등 검역관들은 이들의 이동 경로와 건강 상태를 면밀히 살폈다.
특히, 해당 항공편 탑승객 149명 중 에티오피아 환승객 49명을 제외한 최종 목적지 한국 입국자 100명 가운데 DR콩고와 르완다를 경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11명에게는 '타깃 검역'이 시행됐다. 검역관들은 이들에게 최근 2주간 병원이나 장례식장 방문 이력을 중점적으로 질문했다. 이는 DR콩고 일부 지역에서 시신에 입을 맞추는 등 장례 문화의 특성상 감염 위험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구체적인 지침이다. 에볼라의 최대 잠복기는 21일로 알려져 있다.
37.5℃ 이상 발열과 함께 의심 증상을 보이거나 방문 이력이 확인된 입국자는 별도 문진실로 이동해 추가 조사를 받고, 필요한 경우 검체 채취를 통해 에볼라 감염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인천공항검역소는 의심 증상 신고에 24시간 대응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검역 당국은 제3국을 경유하는 입국자의 경우 정확한 여행 이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질병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통신사 로밍 정보나 법무부 사증 발급 정보 등을 활용하여 여행 이력을 교차 확인하고 있다. 현재 한국 및 아시아 지역에서는 에볼라 의사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국내 유입 위험도를 '낮음'으로 평가하면서도 선제적이고 철저한 대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임 청장은 「에볼라바이러스병은 현재 승인된 백신과 치료제가 제한적이어서 방역을 통한 감염 차단이 최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치명률이 높은 에볼라의 특성과 백신·치료제의 부재를 고려할 때, 국내 유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어책이라는 판단이다.
질병청은 국내 유입 위험도는 낮지만, 질병의 치명성을 고려해 현재의 강화된 검역 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중점검역 관리지역 확대 및 입국자 대상 추가 안내 문자 발송 등 확산 가능성 추적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국민들에게는 과도한 불안감 대신 방역 당국의 지침을 준수하고 협력해 줄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로 에볼라 총력 방역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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