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李정부 反美' 칼럼에 전직 美대사들 "동의 못해, 뛰어나다!"

고진아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이재명 정부가 반미·친중 성향으로 한미동맹을 위협한다」는 칼럼이 외교가에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한국의 외교 기류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전직 주한미국대사 두 명이 직접 나서 「동의하지 않는다」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며, 특히 필립 골드버그(2022~2025년 재임) 전 대사는 이재명 대통령을 「뛰어난 정치인」으로 평가하고 어제(6월 4일) 지방선거 민주당 승리까지 언급하며 한국 정부를 둘러싼 미국 내 의구심 불식에 나섰다.

6월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한미경제연구소(KEI) 세미나에서 골드버그 전 대사는 「이 대통령은 뛰어난 정치인이다. 그것은 어제 민주당 지방선거 승리 결과를 통해서도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동맹과 미국 핵우산의 가치를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고 역설하며, 이재명 정부의 중국 노선 역시 '친중'이 아닌 '재균형'으로 평가했다. 이는 이 정부의 외교적 스탠스에 대한 미국 내 일부 '강경 좌파' '친중' 프레임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발언이었다.

캐서린 스티븐스(2008~2011년 재임) 전 대사 역시 WSJ 칼럼의 「반미주의」 주장에 대해 「매우 시대착오적으로 들린다」고 일갈했다. 그는 한국 내에서 한미동맹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李정부 反美' 칼럼에 전직 美대사들
[사진=연합뉴스]

WSJ 칼럼은 이재명 정부가 △오산 공군기지 특검 압수수색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수사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미 공유 기밀정보 공개 언급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강경 좌파' 성향과 '반미·친중' 기조를 비판한 바 있다. 이러한 주장은 워싱턴 외교가에 한국 정부의 외교 노선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 전직 대사들의 발언에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6월 3일 연방하원 청문회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떤 지도자를 선출하든 그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아,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WSJ 칼럼의 일방적인 주장과는 거리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논란을 촉발한 WSJ 칼럼(6월 1일)과 루비오 장관의 발언(6월 3일)에 이어 전직 대사들의 반박(6월 4일)으로 이어진 사흘간의 긴박한 외교적 공방의 정점을 찍었다.

전직 대사들의 이번 발언은 이재명 정부의 외교 노선에 대한 워싱턴 내 일부 우려를 해소하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향후 대미·대중 외교에서 '재균형'을 추구하면서도 한미동맹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며,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 외교가 균형과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길을 모색할 것임을 전망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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