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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50원 초읽기…'70조' 외국인 매도에 당국도 무력

고진아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49.1원까지 치솟으며 1,550원에 육박,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며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539.1원으로 전날보다 9.4원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이는 2009년 3월 9일 기록한 종가 1,549.0원 이후 최고치이며, 장중 기록인 1,549.1원은 2009년 3월 10일 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3월 31일 기록한 전고점 1,536.9원도 두 달여 만에 넘어섰다. 환율은 6월 2일부터 사흘 연속 급등하여 이 기간 하루 평균 11.6원씩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세가 환율을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약 3조5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20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70조원에 육박한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316.21포인트(3.66%) 하락한 8,323.20으로 출발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도액이 일평균 21억달러를 넘는데, 이는 5월 한 달간 일평균 무역흑자 추정치인 15억달러를 상회한다」고 분석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외국인 주식 매도가 외환시장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 1,550원 초읽기…'70조' 외국인 매도에 당국도 무력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 장기화와 대미 관세 문제 재점화 등 대외 리스크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리스크를 우려해 빠져나간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호르무즈 봉쇄와 에너지 수급 문제를 변수로 언급했다. 전날 미국 브로드컴 실적 부진으로 확산된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과 연초부터 이어진 차익 실현 및 국내 증시 비중 조정(리밸런싱) 수요 또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당국의 개입도 무력한 상황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과도한 쏠림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며 구두개입했지만, 환율은 1,500원 위에서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단기간에 진정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주 미국 스페이스X 상장으로 인한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 열풍과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를 추가적인 원화 약세 요인으로 제시했다. 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대외 리스크와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겹치면서 원화 약세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과 함께, 잠재적 변동성 요인들이 추가적인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면밀한 주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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