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양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하다, 이정범 사진가 인터뷰 (4)

오경숙 기자

[제4회 사진으로 남긴 도시, 안양]

[1984년 10월 제11회 안양시민의날을 맞아 시민위안공연을 펼치고 있다]
[1984년 10월 제11회 안양시민의날을 맞아 시민위안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정범 사진가에게 안양은 제2의 고향이다.

한 가정을 이루고, 평생의 직장을 얻고, 노후를 보낼 수 있게 해준 도시다.

그는 말한다.

“나는 유명한 예술가가 아닙니다. 다만, 내 직업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그가 남기고 싶은 이름은 거창하지 않다.
‘안양의 어제와 오늘을 찍은 사람’
도시의 겉모습이 아니라, 도시의 시간을 기록한 사람.
살아온 흔적을 기록한 사진가로 기억되길 바란다.

직장은 정년이 있지만, 사진에는 정년이 없다.
셔터를 누를 힘이 남아 있는 한, 그는 계속 기록할 것이다.
안양의 시간을, 조용히 그리고 성실하게.

이번 연재는 이정범의 사진가와의 인터뷰 4회 중 마지막 회다. 그로부터 안양의 어제와 오늘에 이어 안양의 내일을 조명해 본다.

[1973년 7월1일 경기도 시흥군 안양읍이 안양시로 승격되어 개청식을 하고 있다]
[1973년 7월1일 경기도 시흥군 안양읍이 안양시로 승격되어 개청식을 하고 있다]
[1994년 10월14일 안양시 농수산물 도매시장 신축기공식이 이인제 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이수영 안양시장, 김정묵 안양시의회의장, 시도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
[1994년 10월14일 안양시 농수산물 도매시장 신축기공식이 이인제 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이수영 안양시장, 김정묵 안양시의회의장, 시도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

■ 안양의 내일을 향해

Q. 앞으로 안양이 어떤 도시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A. 안양은 수도권의 중핵 도시로 빠르게 성장해 온 도시입니다. 관악산, 수리산, 삼성산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품고 있으며, 안양천, 학의천, 수암천 등 깨끗한 하천이 흐르는 쾌적한 도시입니다. 이러한 자연환경 덕분에 주거 여건이 양호하고 시민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터전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지하철이 연계되어 있어 유동 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뛰어난 도시이기도 합니다.

[평촌동 귀인마을 1986]
[평촌동 귀인마을 1986]
[안양시 호계1동 1986]
[안양시 호계1동 1986]
[안양시 관양2동 인덕원 1986]
[안양시 관양2동 인덕원 1986]

하지만 좁은 면적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 살다 보니, 안양이 점차 베드타운화되고 있는 점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분별한 재개발보다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시민 편익 증진과 노인복지 시책에 더욱 역점을 두어, 나이가 들어서도 풍요롭고 살기 좋은 도시, 모두가 행복한 안양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1992년 10월1일 만안.동안구청 개청식 장면이다. 1989년 5월1일 만안.동안출장소로 출발한 양 구청은 평촌신도시가 조성되어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시세가 확장되어 출장소에서 구청으로 승격되었다]
[1992년 10월1일 만안.동안구청 개청식 장면이다. 1989년 5월1일 만안.동안출장소로 출발한 양 구청은 평촌신도시가 조성되어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시세가 확장되어 출장소에서 구청으로 승격되었다]

Q. 젊은 사진가나 기록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사진은 행정사진, 보도사진, 기록사진, 예술사진, 스포츠사진, 인물사진, 풍경사진 등 여러 분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같은 ‘사진’이지만, 같은 시간과 같은 장소, 같은 장면을 촬영하더라도 어떤 분야의 사진가가 찍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전혀 달라집니다. 이는 각자가 자신의 전문 분야 안에서 구상한 의도와 시각에 따라 촬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록사진은 무엇보다도 진실성이 중요합니다. 가식이나 과도한 연출이 있어서는 안 되며, 촬영을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사실에 근거해 현장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담아내되,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이 기록사진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양예술공원(옛 안양유원지)(2010), 2005년 APAP(안양공공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국내외 예술작가들의 작품을 설치하고 안양예술공원으로 변모]
[안양예술공원(옛 안양유원지)(2010), 2005년 APAP(안양공공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국내외 예술작가들의 작품을 설치하고 안양예술공원으로 변모]
[1980년대 안양]
[1980년대 안양]
[1990년대 안양]
[1990년대 안양]
[2009년 안양시 만안구 석수3동 충훈부]
[2009년 안양시 만안구 석수3동 충훈부]

■ 사진의 의미와 영향, 그리고 기억

Q. 사진은 선생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A. 사진은 제게 천직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어린 나이에 사진에 입문해 사진관 기사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안양유원지에서 사진 영업을 하며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이후 안양시청 공보실에 채용되어 큰 과오 없이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고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정년퇴직 후에도 사진과의 인연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4년 동안 홍보실에서 근무하며 보관되어 있던 사진과 필름을 스캔해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를 안양시청 홈페이지 포토갤러리에 기록·저장하는 작업까지 마무리했습니다.

요즘도 저는 옛 사진과 필름을 스캔하느라 매일같이 컴퓨터와 씨름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리하지 않으면 소중한 자료들이 사장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직장에는 정년이 있지만, 사진에는 정년이 없다고 믿습니다. 아직 카메라를 멜 힘이 있고,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남아 있는 한, 힘이 닿는 데까지 현장을 누비며 기록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정범 사진가 결혼식은  1976년 1월 16일 안양역 앞  원앙예식장에서, 전통혼례식은 2025년 10월 안양문화원에서 주관한 안양만안문화제 행사 시 전통혼례 재현에 출연]
[이정범 사진가 결혼식은 1976년 1월 16일 안양역 앞 원앙예식장에서, 전통혼례식은 2025년 10월 안양문화원에서 주관한 안양만안문화제 행사 시 전통혼례 재현에 출연]
[2023년 9월21일 안양성장 50년 비상하는 100년을 모토로 안양시 승격 50주년 기념식 평촌 중앙공원에서 개최 ]
[2023년 9월21일 안양성장 50년 비상하는 100년을 모토로 안양시 승격 50주년 기념식 평촌 중앙공원에서 개최 ]

Q. 마지막으로 안양을 기록해온 사진가로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A. 저는 유명한 예술가도, 이름난 사진작가도 아닙니다. 다만 사진을 제 천직으로 여기며 한길만을 걸어왔을 뿐입니다. 제 직업에 만족하며 맡은 일에 충실했고, 제 본분을 다하면서 분수에 맞게 성실히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안양시청 공보실에 재직하던 1999년 1월, 『우리안양』지의 「안양의 어제와 오늘」 코너를 통해 안양의 옛 사진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작업을 2026년 1월까지 27년 동안 이어오며 시민들에게 안양의 변천사를 알리는 데 힘써왔습니다.

안양은 외지에서 유입된 인구가 많은 도시이다 보니, 지역의 역사를 정확히 알고 계신 분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제가 보유하고 있는 옛 사진들을 모아 사진집으로 제작해 활용한다면, 안양시를 알리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안양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 ‘안양의 영원한 찍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 연재를 마치며
사진가 이정범의 기록은 한 개인의 사진 인생을 넘어, 한 도시가 걸어온 시간의 증언이다. 그의 사진이 안양의 기억으로 오래 남기를 기대한다.

[이정범 사진가]
[이정범 사진가]

■ 사진가 이정범 (Profile)
사진기자이자 기록사진가.
1960년대 후반 안양에 정착해 안양유원지 영업사진사로 활동했으며, 이후 안양시청 공보실 사진기사로 27년간 근무하며 안양의 주요 순간들을 기록했다.
행정자치부 장관상, 경기도지사상, 안양시장상 5회 수상.
경기도관광협회 관광사진공모전 장려상(1974)·우수상(1976), 안양사진공모전 특선(1998), 의정부사진공모전 대상(2002), 경기도 포토제안공모전 금상(2002)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안양옛사진전」(2000)을 비롯해 시민축제 안양옛사진전(2005·2010), 우리안양지(1999~2026) 등을 통해 안양의 어제와 오늘을 시민들에게 소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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