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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2위 파운드리 '화홍' 장비 공급 차단

장선희 기자

미국 상무부가 지난주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KLA 등 자국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들에 중국 2위 파운드리 업체인 화홍(Hua Hong)으로의 특정 도구 출하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 속도를 늦추기 위한 미국의 최신 행보로, 소수 핵심 기업에 직접 서한을 보내는 '이스-인폼드' 방식을 통해 규제 절차를 우회하며 신속하게 집행됐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상무부는 화홍의 시설 중 중국 내 가장 정교한 칩을 생산할 가능성이 있는 두 곳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여기에는 화홍의 수탁 생산 부문인 화리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Huali Microelectronics)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화홍의 7나노 공정 개발과 화웨이와의 밀착 행보

이번 규제는 화홍이 인공지능(AI) 칩 생산에 필수적인 7나노(nm) 제조 공정 기술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단행됐다.

현재 중국 내에서 7나노 기술력을 갖춘 곳은 최대 파운드리인 SMIC가 유일했으나, 화홍 산하 화리가 상하이 공장에서 7나노 공정 도입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외신을 통해 독점 보도된 바 있다.

특히 미 무역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가 SMIC에 집중된 AI 칩 생산 물량 일부를 화홍으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화리와 협력해온 점이 미 당국의 결단을 이끌어낸 핵심 배경으로 분석된다.

화리는 내년 말까지 월 수천 장 규모의 7나노 웨이퍼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매진해왔다.

미중 반도체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트럼프 행정부의 AI 주도권 사수와 외교적 파장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5월 베이징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발생해 양국 간 긴장을 한층 고조시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미국의 기술적 우위를 보호하기 위한 '환영할 만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미국 장비업체의 해외 자회사 출하분까지 완벽히 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글로벌 산업 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며 즉각 반발했다.

한편, 이번 조치 여파로 뉴욕 증시에서 주요 장비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으며, 상하이 증시의 화홍 반도체 주가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 공급망 타격과 중국의 자구책 마련 고심

미국 장비 공급이 차단됨에 따라 화홍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과 함께 공장 건설 및 공정 전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건설 중이거나 첨단 공정으로 재정비 중인 시설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다만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대응해 자국 내 장비 업체나 다른 외국 공급업체로 대체선을 찾으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어, 이번 규제가 중국의 반도체 자급자족 의지를 완전히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향후 이 서한의 내용이 공식적인 규정으로 고착화될지 여부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지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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