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리 모래시계'로 변신하는 압구정 갤러리아…강남 랜드마크 지도 바뀐다

윤근일 기자
'유리 모래시계'로 변신하는 압구정 갤러리아…강남 랜드마크 지도 바뀐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이 세계적 디자이너의 설계를 통해 지상 8층 규모의 유리 파사드 건축물로 탈바꿈한다. 청담동 프리마호텔 부지에는 지상 38층 규모의 호텔과 공동주택이 결합한 복합시설이 들어서며 강남권 도심 경관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서울 강남의 핵심 상권인 압구정과 청담 일대가 디자인 혁신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도시 공간으로 재편된다. 서울시는 제7차 건축위원회를 열고 압구정 갤러리아 서관·동관 건립사업을 비롯하여 도산대로A 역세권활성화사업 등 총 3건의 심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번 결정은 노후화된 도심 건축물을 창의적인 디자인의 랜드마크로 교체하여 도시의 미적 가치와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하철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의 상징인 갤러리아백화점은 선릉로를 사이에 둔 동관과 서관이 하나의 유기적인 디자인으로 통합된다.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웍의 설계가 적용된 이번 사업은 모래시계 형상의 유리 파사드를 핵심으로 한다. 동관과 서관이 시각적 균형을 이루며 거대한 유리 조형물과 같은 형상을 갖추게 되어 기존의 전형적인 백화점 외관을 완전히 탈피한다.

건축물 내부와 외부가 경계 없이 연결되는 투명한 구조는 이번 혁신안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기존 상업시설이 가졌던 폐쇄성을 극복하고 시민들에게 개방감을 제공하는 새로운 건축 모델을 지향한다. 투명한 외피를 통해 내부의 활력이 거리로 전달되며, 거리의 풍경이 건물 내부로 유입되는 시각적 소통을 극대화한다.

보행자를 위한 입체적인 동선 체계도 대폭 강화된다. 지하 광장부터 시작해 실내 개방 공간, 중층 정원, 그리고 옥상정원까지 이어지는 보행로가 구축된다. 시민들은 백화점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다층적으로 조성된 개방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도심 속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입체 보행 체계는 단순한 상업시설을 넘어선 공공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친환경 성능 확보를 위한 첨단 기술 도입도 눈에 띈다. 태양광 발전과 수열 에너지, 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자립 구조를 갖춘다. 이중외피 시스템을 도입해 냉난방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제로에너지 건축물 수준의 성능을 구현한다. 이는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담동 52-3번지 일대 구 프리마호텔 부지는 관광과 주거 기능이 결합한 대규모 복합 단지로 개발된다. 이번에 통과된 변경안은 기존 계획보다 관광 인프라의 기능과 운영 효율을 한층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하 8층에서 지상 38층에 이르는 초대형 건축물이 들어서며 영동대로와 도산대로가 만나는 지점의 경관을 주도하게 된다.

해당 복합시설 내부에는 호텔 75실과 공동주택 29세대, 오피스텔 20실 등이 배치된다. 고급 숙박 시설과 주거 공간이 조화를 이루어 강남의 비즈니스 및 관광 수요를 동시에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고층부의 수려한 조망권을 활용한 공간 설계로 청담동 일대의 주거 및 상업 가치를 한 단계 높일 것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들이 단순한 개별 건축물의 재건축을 넘어 도시 공간의 질적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 청담동 일대에서 추진되는 이번 사업들은 디자인 혁신과 관광·문화 기능이 결합된 도시공간 전환의 대표 사례"라며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해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법치와 시장 질서에 기반한 도시 경쟁력 강화가 행정의 핵심 목표임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개발에 따른 교통 혼잡과 공사 기간 중 주민 불편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강남권에 집중된 고가 부동산 공급이 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실질적인 경제 파급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후 관리와 공공 기여 방안의 이행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향후 압구정과 청담 일대는 토마스 헤더웍의 디자인과 고층 복합 시설이 어우러진 서울의 새로운 얼굴이 될 전망이다. 민간 부문의 창의적인 디자인 제안을 행정이 적극적으로 수용한 이번 사례는 향후 다른 도심 재개발 사업의 가이드라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도시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번 건축 심의 통과는 서울의 도시 매력을 자본과 기술로 집약시킨 결과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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