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미국산 원유 구매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미·중 관계가 무역을 넘어 에너지 협력 분야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14일(현지 시각)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산 원유를 구매하기로 했다”며 “중국 선박들이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알래스카로 와 미국 에너지를 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직후 공개됐으며, 양국이 구체적인 경제 협력 성과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 “중국은 에너지 갈증, 미국은 무한 공급”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중국의 막대한 에너지 수요와 미국의 생산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끝없는 에너지 수요를 갖고 있고 미국은 사실상 무한한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석유·가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하루 평균 2360만 배럴 규모 원유 및 액체연료를 생산하고 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약 1121만 배럴, 러시아는 약 1053만 배럴 수준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에너지 수출을 통해 대중 무역적자 완화와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대이란 압박 카드로 에너지 거래 활용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란과 관련한 협상에도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이 이란에 군사장비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언급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 수송 핵심 통로로, 최근 중동 긴장 고조 속에서 국제 에너지 시장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실제 중국의 대이란 원유 의존도를 감안하면 미국 주장대로 협조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중국은 이란 원유 수출량의 약 90%를 구매하는 최대 고객국이다.
중국은 올해 하루 평균 약 140만 배럴 규모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 미국산 원유 대중 수출은 급감 상태
최근 미국의 대중 원유 수출이 오히려 급감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25% 감소한 약 2억3780만 배럴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원유 수출은 2023년 대비 95% 급감해 올해 약 840만 배럴 수준에 그쳤다.
이는 미·중 갈등 심화와 중국 경기 둔화, 중동산 원유 의존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가 실제 대규모 구매 계약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중국 “전략적 안정 구축”…장기 관리 모드 강조
중국 정부는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새로운 공감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3년 이상 미·중 관계에서 ‘건설적 전략 안정’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단기 충돌보다 관계 관리와 안정적 경쟁 체제를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중동 문제와 관련해서도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촉구하며 호르무즈 해협 항로 정상화를 요구했다.
▲ “미국, 원자재 공급국으로 밀릴 수도”
전문가들은 이번 에너지 거래 논의가 미국 경제 전략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러시 도시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원유·대두·소고기 같은 원자재 판매에 집중하고 첨단기술 통제를 강화하지 않는다면 결국 중국의 원자재 공급국 역할로 밀려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이 AI·반도체·첨단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보다 에너지와 농산물 중심 무역 구조에 안주할 가능성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 대만·희토류·AI…패권 경쟁은 계속
양국은 관계 안정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핵심 패권 경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양국 관계의 핵심 변수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양국 모두 공개 충돌은 피하려 하지만, 희토류·첨단기술·AI·반도체 같은 전략 산업 분야에서는 ‘디리스킹(de-risking)’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의 웬디 커틀러 부회장은 “양측 모두 지금은 안정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중난하이 정원을 산책한 뒤 "환상적인 무역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격화되는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이번 에너지 빅딜이 단순한 휴전일지, 아니면 새로운 협력 모델의 시작일지는 향후 실행 과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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