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일 평균 거래대금이 2분기 들어 86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증권업종 주가는 오히려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돌고 있다. 코스피가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주의 질주에 힘입어 2분기 70% 넘게 급등하는 동안 KRX 증권 지수는 한 자릿수 상승에 머물며 극심한 온도 차를 보였다. 이는 증시 자금의 특정 섹터 쏠림 현상과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증권사의 채권 운용 손실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 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주가는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2분기 들어 지난 1일까지 양대 거래소의 거래대금 합산액은 3,557조 990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를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86조 7,585억 원에 달하며 지난 1분기의 66조 6,391억 원과 비교해 30.19% 급증한 수치다. 통상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인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 확대로 이어져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이번 분기에는 그 공식이 성립하지 않았다.
증권업종 전반의 흐름을 나타내는 KRX 증권 지수의 상승 폭은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해당 지수는 지난 1분기 59.82%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했으나 2분기 들어서는 상승률이 6.87%로 급격히 둔화했다. 특히 지난달 이후에는 오히려 2.70% 하락하며 약세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가 1분기 19.89% 상승에 이어 2분기 73.94%라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인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지표다.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주가 부진은 더욱 뚜렷하게 관찰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1분기에는 163.81%라는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으나 2분기 들어 1.14% 하락하며 상승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키움증권 역시 1분기 41.80% 올랐던 주가가 2분기에는 7.19% 내리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금융지주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지수를 구성하는 다른 주요 종목들도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일차적 원인으로 증시 자금의 극심한 쏠림 현상을 지목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등 인공지능 관련 대형주들에 의해 주도되면서 증권주를 포함한 타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는 분석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국내 증시 일 평균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매크로 불확실성과 반도체·AI 중심의 수급 쏠림 현상이 지속되며 증권주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더해 2분기부터 본격화된 금리 변동성의 확대가 증권사의 수익 구조에 불확실성을 더한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4월부터 시장 금리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상승 추세를 보이자 증권사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상품 운용 수익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증권사들이 보유한 대규모 채권 자산에서 평가 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었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더라도 운용 부문에서의 손실이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에도 금리 상황에 따라 증권사별 실적 희비가 엇갈렸던 점은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의 경우 1월과 2월은 양호했으나 3월에는 채권 운용에서 손실을 기록한 증권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2분기는 4월부터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어 관련 수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식 거래 활성화라는 긍정적 요인보다 금리라는 거시 경제 변수가 주는 압박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증권주에 대한 투자 전략 측면에서도 신중론이 대두되며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증권업종의 주가는 향후 1년 치 실적 기대감을 이미 선반영한 측면이 강해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유동성이 풍부하고 주식 투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업황 자체는 긍정적이나 지수 전체의 동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증권주 내에서도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지 않은 종목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설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결국 증권주의 향후 향방은 금리 안정화 여부와 수급의 분산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등 특정 섹터에 집중된 자금이 여타 업종으로 확산되어야 증권주도 거래대금 증가의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한 금리 변동성이 잦아들어 채권 및 상품 운용 수익의 가시성이 확보되어야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의 유동성은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증권사들이 그 결실을 주가로 증명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