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현장 소통' 앞세운 정근식 서울교육감 재선 성공, 역사·인권 교육 기조 강화 전망

김영 기자
'현장 소통' 앞세운 정근식 서울교육감 재선 성공, 역사·인권 교육 기조 강화 전망
©연합뉴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6·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향후 4년의 임기를 새롭게 확보했다. 그는 지난 2024년 10월 보궐선거 당선 이후 약 1년 반 동안 학교 160여 곳을 방문하고 학부모 3,000명을 면담하는 등 현장 중심의 행보를 펼쳐왔다. 이번 승리로 역사 교육 정상화와 학생 인권 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정 교육감의 교육 철학은 더욱 강한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정근식 당선인은 재임 기간 내내 '현장 소통 교육감'을 자처하며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보궐선거 당선 직후부터 매주 최소 한 차례 이상 일선 학교를 방문하여 교직원과 학생들의 고충을 청취하는 파격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이러한 행보는 사회학과 교수 출신으로서 유·초·중등 교육 현장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그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교육 주체들과의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현장 중심 경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과거사 연구의 권위자로 평가받는 정 당선인의 이력은 서울 교육의 역사관 정립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전남대와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를 거쳐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학자 출신 행정가다. 취임 이후 그는 올바른 역사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학교 내 민주시민교육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했다. 특히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단체에 대해 경찰 엄벌을 촉구하고 고발 조치를 단행하는 등 역사 왜곡 시도에 대해 강경한 법적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교육 현장에 불어닥친 정치적 격변기 속에서도 그는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교육자의 역할을 자처했다. 12·3 비상계엄과 이어진 탄핵 정국 당시 정 당선인은 학교 공동체의 헌신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평가하며 교육 현장의 안정을 도모했다. 그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혐오와 폭력이 학교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교육이 학생들에게 올바른 시민 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신념은 그의 재임 기간 내내 정책의 핵심 축으로 작용했다.

학생 인권 보장과 차별 없는 교육 환경 조성은 정 당선인이 보수 진영과 가장 뚜렷한 대립각을 세운 지점이다. 그는 서울시의회가 통과시킨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에 대해 대법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재의를 요구했다. 또한 구로구 일대 학교 앞에서 벌어진 혐중 시위에 대응해 직접 피켓을 들고 혐오 반대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소수자 학생 보호에 앞장섰다. 그는 학교가 그 어떤 학생도 차별과 낙인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되는 성역임을 강조하며 보편적 인권 가치를 교육의 최상위 가치로 두었다.

보수 성향 후보들이 제기한 동성애 교육 반대 프레임에 대해서도 그는 교육적 가치 훼손이라며 단호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선거 기간 중 특정 학생 집단을 배척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리자 그는 논평을 통해 교육이 지켜야 할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가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간이 되어야 하며 특정 집단을 추방의 대상으로 묘사하는 행위는 교육적으로 용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소신 행보는 진보적 교육 가치를 지지하는 유권자 결집의 주요 동인이 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 당선인의 지나친 이념 편향적 교육 행정이 교육 현장의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한다. 역사 교육과 인권에 치중한 나머지 기초 학력 증진이나 공교육 경쟁력 강화라는 본연의 과제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보수 교육계를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회와의 갈등 구조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독자적인 정책 추진이 행정적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기계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교육 현장에서 특정 정치적 성향이 반영된 민주시민교육이 교실의 정치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정 당선인은 재선 확정 이후 더 낮은 자세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교육 공동체의 통합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진짜 소통하는 교육감으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향후 임기 동안의 행보를 예고했다. 교육계 전문가는 "재선 교육감으로서 안정적인 동력을 확보한 만큼 갈등 관리와 정책 실현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 당선인의 두 번째 임기는 서울 교육의 가치 지향점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산적한 교육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장#소통#앞세운#정근식#서울교육감
'현장 소통' 앞세운 정근식 서울교육감 재선 성공, 역사·인권 교육 기조 강화 전망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