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방한을 기점으로 국내 인공지능 관련 종목들이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크래프톤은 장병규 의장과의 단독 회동이라는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장 초반 6%대 급등세를 지키지 못한 채 하락 반전했으며, LG그룹주와 SK텔레콤 등 주요 파트너사들도 10% 이상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소식이 국내 증시를 뒤흔드는 가운데 기대감이 선반영된 주요 종목들이 4일 오전 일제히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크래프톤은 장 초반 5.16% 급등하며 출발한 뒤 한때 6.35% 치솟은 26만 8천 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오전 9시 14분 기준 0.99% 하락한 24만 9천 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황 CEO의 방한 일정이 구체화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차익 확보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방한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사 크래프톤과의 이례적인 단독 회동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르면 이날 한국에 입국하는 황 CEO는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을 직접 만나 양사 간의 전략적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다. 회동에는 크래프톤의 기술 전략을 책임지는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와 배틀그라운드 IP 프랜차이즈를 총괄하는 장태석 본부장이 동석한다.
양사는 이번 만남에서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게임 환경에 접목하는 방안을 핵심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지난 1일 대만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공개한 AI PC용 칩 N1X와 차세대 AI PC 브랜드인 RTX 스파크를 기반으로 한 게이밍 협업이 중점적으로 논의된다.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기술력과 크래프톤의 콘텐츠 경쟁력이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지능형 게임 서비스가 도출될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면 황 CEO의 방한을 계기로 지난주부터 급등세를 이어오던 대형주들은 이날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시장의 냉정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LG그룹주가 대표적으로 LG전자는 15.41% 급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지주사인 LG와 LG씨엔에스도 각각 11.57%, 12.31% 밀려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와의 협력 기대감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었다는 시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보틱스와 플랫폼 분야의 대표주들 역시 하락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11.82% 하락하며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 중이고, 지주사인 두산도 4.85%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네이버는 8.73% 하락하며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AI 경쟁력 시험대에 올랐으며, 게임 대형주인 NC 또한 11.83% 급락하며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을 드러냈다.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분야 주요 파트너로 거론되었던 SK텔레콤 역시 10.78%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전형적인 '뉴스에 파는' 장세로 규정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젠슨 황의 방한은 국내 AI 밸류체인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상징적 사건이나, 단기적인 수급 쏠림에 의한 과열은 경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세가 단순한 차익실현을 넘어 국내 기업들의 실질적인 AI 수익 모델에 대한 의구심을 반영한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엔비디아와의 협력 소식만으로 주가가 부양되는 시기는 지났으며, 구체적인 계약 수치나 기술 도입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계적인 기대감만으로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냉정한 평가가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CEO가 GTC 타이베이에서 선보인 N1X 칩과 로보틱스 비전은 국내 산업계에 새로운 기회 요인임이 분명하다.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기술은 향후 제조 및 서비스업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핵심 동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이번 방한을 통해 단순한 부품 공급사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향후 시장의 관심은 젠슨 황 CEO와 장병규 의장의 회동 결과물과 더불어 국내 반도체 및 로봇 기업들과의 구체적인 협력 로드맵에 집중될 전망이다. 방한 기간 중 발표될 메시지의 수위와 내용에 따라 관련 종목들의 향방이 다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엔비디아 생태계 내에서의 실질적인 점유율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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