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숨고르기 틈타...반도체 전공정 장비주 '폭발적 순환매' 확산

이성경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숨고르기 틈타...반도체 전공정 장비주 '폭발적 순환매' 확산
©연합뉴스

 

그간 시장을 주도해온 반도체 대형주가 조정 국면에 진입하자 테스가 26.77%, 원익IPS가 29.11% 급등하는 등 반도체 장비주로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소외됐던 전공정 소부장 종목들이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시장의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반도체 시장의 투자 심리가 대형 제조사에서 장비 및 부품 업체로 빠르게 이동하며 소부장 종목들이 강력한 상승 랠리를 연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테스는 전 거래일 대비 26.77% 상승한 13만2천600원에 거래되며 장비주의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 원익IPS 역시 29.11%라는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이며 그간 대형주에 가려졌던 장비주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반등은 반도체 섹터 내에서의 효율적인 자산 재배분과 순환매 장세가 형성된 결과로 분석된다. 시장의 상승을 이끌었던 삼성전자가 1.39% 상승에 그치고 SK하이닉스가 1.65% 하락하며 단기 고점 부담을 드러내자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장비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공정 장비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이다.

피에스케이와 피에스케이홀딩스 등 주요 장비사들 또한 각각 19.43%와 18.39% 상승하며 전공정 장비의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설비 투자 재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장비사의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자본 시장의 냉철한 판단이 소외됐던 기술주로 확산되며 시장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개별 종목뿐만 아니라 반도체 공정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동반 상승하며 섹터 전반의 열기를 증명하고 있다. 'SOL 반도체 전공정' ETF는 16.63%의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HANARO 반도체 핵심공정 주도주' 역시 13.06% 오르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특정 종목의 일시적 반등이 아닌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중장기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을 이번 주가 급등의 핵심 근거로 꼽고 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소부장 전반에 걸쳐 2026년과 2027년 추정치 상향 조정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공정 장비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다른 세부 업종 대비 선행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매수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급등세가 대형주와의 수익률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단기적 현상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전체 시장의 유동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특정 섹터 내 소형주로의 과도한 쏠림은 향후 차익 실현 매물을 유도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계적 중립 관점에서 볼 때 실적 가시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기업에 대한 추격 매수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향후 반도체 시장은 제조 공정의 미세화와 고도화에 따른 장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2026년 이후의 실적 성장성이 주가에 선반영되기 시작한 만큼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수주 현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전공정 장비주를 필두로 시작된 소부장의 강세는 당분간 반도체 섹터의 핵심 투자 화두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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