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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135달러로 IPO 공모가 확정 '초대형 승부수'

장선희 기자

일론 머스크 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주당 공모가격을 사전에 공개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월가의 전통적인 상장 절차를 뒤흔들고 있다.

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주당 135달러의 공모가를 제시하며 75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IPO 역사상 최대 규모다. 기업가치는 약 1조7500억달러로 평가되며 상장과 동시에 미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기업에 진입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IPO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일론 머스크 CEO가 월가의 규칙을 다시 쓰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하고 있다.

▲ 상장 일주일 전 공모가 공개…전례 없는 행보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상장 직전까지 기관투자가 수요를 조사한 뒤 공모가를 확정한다.

그러나 스페이스X는 투자설명회(로드쇼)가 시작되기도 전에 주당 135달러라는 가격을 공개했다.

이는 미국 대형 IPO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평가된다.

통상적인 IPO 과정에서는 투자은행들이 기관투자가들의 수요를 파악하며 가격을 조정하지만, 스페이스X는 사실상 시장에 가격을 먼저 제시하며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머스크 영향력, 월가보다 강했다

이번 IPO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단순한 기업 상장을 넘어선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스페이스X의 높은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동시에 머스크라는 브랜드가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IPO 참여를 준비 중인 한 투자자는 "이번 IPO는 모든 면에서 비정상적이지만 역사상 최대 규모 IPO라는 점을 고려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월가에서는 머스크 CEO가 투자자들보다 협상 우위에 서 있다는 인식도 강해지고 있다.

▲ 기업가치 1조7500억달러…논란의 고평가

스페이스X의 예상 기업가치는 약 1조7500억 달러(약 2692조 5500억원)다.

하지만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적정 가치가 1조5000억달러(약 2307조 9000억원) 이하라고 주장하며 평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는 2025년 기준 49억4000만달러(약 7조 6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86억7000만달러(약 28조 7200억원)를 달성했지만, 아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증명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 평가받고 있는 매출 대비 기업가치 배수는 90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분석된다.

▲ 비교 대상 없는 '유일한 기업'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상장사 가운데 우주산업, 통신, 국방, 위성 인터넷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는 기업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사업과 우주 발사체 사업, 국방 프로젝트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돼 있어 전통적인 기업 가치 평가 모델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높은 기업가치를 정당화하는 근거이자 동시에 투자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 로드쇼 역할 축소…월가 관행 흔들어

통상 IPO 로드쇼는 기업과 투자은행이 투자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모가를 결정하는 핵심 절차다.

그러나 스페이스X는 이미 가격을 공개한 상태에서 로드쇼를 진행한다.

사실상 가격 발견 기능이 약화된 셈이다.

이는 투자은행 중심의 IPO 구조를 약화시키고 기업이 직접 시장을 통제하는 새로운 상장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 일반 투자자 비중 30% 검토

이번 IPO에서 또 하나 주목받는 부분은 개인 투자자 참여 확대다.

스페이스X는 전체 공모 물량의 최대 30%를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대형 IPO 기준으로 매우 이례적인 수준이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피델리티(Fidelity)나 시타델(Citadel) 같은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IPO 물량 대부분을 배정받아 왔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적극적인 참여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글로벌 부유층 공략 나선 투자은행들

스페이스X IPO를 주관하는 주요 투자은행들의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미즈호, 도이체방크, UBS, 바클레이즈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자국 내 고액자산가 확보에 집중하라는 지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관투자가 중심의 전통적인 IPO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 자산가와 머스크 지지층을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머스크 팬덤이 IPO 흥행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상장 후 지수 편입도 추진

머스크 CEO는 상장 이후 전략까지도 기존 방식과 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주요 주가지수 조기 편입을 추진하는 동시에 창업자의 경영권을 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장 이후에도 머스크 CEO의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 '머스크 프리미엄' 어디까지 통할까

결국 이번 IPO의 핵심은 기업 실적보다 머스크 CEO에 대한 시장의 신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의 미래 성장성과 우주산업 독점적 지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반면 다른 투자자들은 현재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으며,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다만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통해 수차례 시장의 예상을 뒤집어 온 머스크 CEO의 이력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스페이스X는 역사상 최대 규모 상장이라는 기록뿐 아니라, 월가의 IPO 관행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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