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美 USTR 301조 공청회, 한국 정부 '시장 원칙·자발적 구조조정' 강조

음영태 기자
美 USTR 301조 공청회, 한국 정부 '시장 원칙·자발적 구조조정' 강조
©연합뉴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구조적 과잉생산 문제를 두고 무역법 301조 조사 공청회를 개최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한국 산업 구조가 시장 경제 원칙에 기반하며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진행 중임을 강조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새로운 관세 부과 방안을 모색하며, 이번 조사 결과가 7월 말 이전 새 관세 도입의 근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사무실에서 구조적 과잉생산 문제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 공청회를 열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한국 산업 구조가 시장 경제 원칙에 기반을 둔다는 점을 명확히 설명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기존 관세 정책을 대체할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번 조사의 결과는 향후 새로운 관세 부과의 중요한 근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과잉생산 품목에 대해 산업계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정부 역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USTR 홈페이지에 공개된 한국 정부 의견서는 "한국은 산업계의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해 과잉생산 문제가 적시에 해결되도록 하고 있다"고 명시한다. 이러한 입장은 미국 측의 과잉생산 관련 구조조정 노력 질의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으로 제시되었다.

구체적인 정부 지원 사례로는 2016년부터 시행된 '기업회생법'과 올해 4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을 들 수 있다. 이들 법안은 산업계의 자발적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한국은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시장의 자율적 기능과 정부의 최소한의 지원이 조화롭게 작동함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는 한미 양국 산업이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음을 강조하였다. 지난해 체결된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를 토대로 제조업 등에서 양국 협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점도 부각하며 미래 지향적인 관계 설정을 시도하였다. 이 공청회에는 USTR을 비롯한 상무부, 국무부 등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와 미국 산업계, 중국국제상회(CCOIC) 등 40여 명의 패널이 참석하여 국제적인 관심사를 반영하였다.

USTR은 지난달 28~29일에도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 금지 조치 이행 문제와 관련하여 한국 등 60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당시 서면 의견서를 통해 국제노동기구(ILO) 협약과 국내법 체계에 근거하여 강제노동을 근절하고 있음을 설명하며 국제적 기준 준수 의지를 피력하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광범위하게 적용하여 통상 압박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행동, 정책, 관행에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대법원의 상호관세 등 무효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교역 상대국에 10%의 이른바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는 최장 150일까지만 부과할 수 있어, 이 기간이 끝나는 7월 하순 이전에 301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새로운 관세가 도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자발적 구조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예상보다 강도 높은 관세 부과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러한 비판적 시각은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가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번 조사가 마무리되면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별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세 부과 등 구체적인 대응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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