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유권자들은 제9회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도정 운영권을 맡기는 동시에 강원도의회는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점유하도록 하는 정교한 투표 성향을 보였다. 전체 54석으로 늘어난 도의회 의석 중 국민의힘은 30석을 확보하며 수성에 성공했고, 민주당은 24석을 얻어 과거의 열세를 극복하고 존재감을 회복했다. 이번 선거는 특정 정당의 의회 권력 독점을 거부하고 도정과 의회 간의 상호 견제를 명령한 민심의 결과로 풀이된다.
강원특별자치도의회는 이번 6·3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힘 30석과 더불어민주당 24석이라는 새로운 양당 체제로 재편되었다. 기존 49석에서 54석으로 의석수가 확대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지역구 26석과 비례대표 4석을 확보하며 과반 의석을 지켜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21석과 비례대표 3석을 차지하며 4년 전 6석에 불과했던 초라한 성적표를 뒤로하고 의회 내 영향력을 대폭 강화했다. 도정 운영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의회 다수당을 국민의힘이 차지함에 따라 향후 강원도정은 치열한 협치와 견제의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지역별 득표 양상을 살펴보면 정당별 지지 기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의석 21석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14석을 춘천과 원주 등 주요 도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획득하며 도시권의 강한 지지세를 확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선, 인제, 화천, 양구, 철원, 영월, 홍천 등 도내 군 지역 대부분을 수성하며 전통적인 지지 기반을 공고히 다졌다. 이러한 결과는 도시와 농촌 지역의 정치적 지향점이 상이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도의회 내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목소리가 다각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강원도의회는 그동안 선거 때마다 특정 정당으로 권력이 쏠리는 극단적인 정치 지형을 반복해 왔다.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의석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며 일당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이번 제9회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어느 한 쪽에도 압도적인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서 과거의 극심한 쏠림 현상이 상당 부분 완화되었다. 이는 유권자들이 행정과 입법 권력을 분리하여 상호 감시 기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내린 결과로 평가받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새 정부 출범 초기 나타나는 이른바 '허니문 효과'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민심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과거 정부 출범 초기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안정론이 대세였으나 이번에는 민주당의 도정 탈환과 국민의힘의 의회 수성이 동시에 일어났다. 유권자들은 정권 안정보다는 지역 내 권력의 균형을 통한 도정 효율성 제고와 민주적 절차의 투명성을 우선시했다. 결과적으로 강원도의회는 정당 간의 대립보다는 정책 중심의 경쟁이 불가피한 구조로 변모했다.
현역 도의원들의 높은 생환율은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공천 경쟁을 뚫고 재입성을 노린 현역 의원 32명 중 무려 20명이 생환에 성공하며 '현직 프리미엄'의 위력을 증명했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소속 15명과 민주당 소속 5명이 유권자들의 재선택을 받아 의정 활동의 연속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는 과거 제7회와 제8회 선거에서 현역 생환율이 극히 저조했던 것과 대조되는 결과로, 유권자들이 정치적 바람보다는 후보 개인의 의정 성과와 전문성을 높게 평가했음을 의미한다.
안정과 경험을 중시하는 민심은 도의회 인적 구성의 변화 폭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체 도의원의 77.6%가 새 인물로 채워졌던 제11대 도의회와 달리, 이번 제12대 도의회에 입성하는 신인 비중은 55.6%인 30명으로 하락했다. 이는 급격한 인물 교체에 따른 의정 공백 우려를 불식시키고 숙련된 의원들을 통해 도정 감시의 질을 높이려는 유권자들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제12대 강원도의회는 신구 조화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의정 운영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의회 내 중량감 있는 다선 의원들의 탄생과 인적 다양성 확보도 눈길을 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윤미(원주5) 의원과 정재웅(춘천5) 의원은 각각 4선 고지에 오르며 차기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구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연소 당선인은 국민의힘 박대현(30·화천) 의원이며, 최연장자는 같은 당 김기철(73·정선) 의원으로 확인되어 세대 간 조화도 이루게 되었다. 성별 구성은 남성 41명, 여성 13명으로 집계되어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성비 불균형 해소는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도의원 출신들의 기초단체장 진출 성과 역시 지방자치 정치인들의 체급 상승이라는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제11대 도의원 중 군수 선거에 도전한 4명 중 국민의힘 김왕규(양구) 의원과 김길수(영월) 의원이 각각 당선되며 행정가로서의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광역의회에서의 의정 경험이 기초자치단체 경영을 위한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도의회 출신 단체장들의 탄생은 향후 광역 도와 기초 시·군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 체계 구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도지사와 의회 다수당이 서로 다른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주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마찰이 잦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예산안 심사와 조례 제정 과정에서 정파적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도정 운영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도민들의 불편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의 특수성을 반영한 대형 프로젝트 추진 시 여야의 의견 차이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비판적 시각은 의회 권력 분점이 가져올 수 있는 기계적 중립의 한계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진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도정과 의회 간의 '실질적 협치'가 강원도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 지역 정계 전문가는 "유권자들은 이번에는 의회 권력까지 한 정당에 몰아주지 않으면서 견제와 균형의 메시지를 보냈다"며 "민주당 도정과 국민의힘 의회가 정쟁보다는 도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도와 의회 간 예산안 처리와 주요 현안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날 협치의 수준이 제12대 강원도의회의 성패를 가를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제9회 지방선거를 통한 강원도의회 재편은 유권자들의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특정 정당의 독주를 차단하고 상호 견제를 유도한 이번 투표 결과는 강원도정이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제 강원특별자치도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협력하는 새로운 정치 모델을 보여주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도정과 의회가 견제 속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며 상생의 길을 모색할 때 비로소 강원도의 진정한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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