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호남 일당 독점 구도 균열... 전남광주 지방선거 진보·혁신 세력 실질적 약진

김영 기자
호남 일당 독점 구도 균열... 전남광주 지방선거 진보·혁신 세력 실질적 약진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전남광주 기초단체장 및 지방의원 선거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켰으나, 진보당과 조국혁신당이 대거 당선인을 배출하며 지역 정치 지형의 다변화를 예고했다. 전체 438석 중 비민주당 당선인이 83명에 달하면서, 향후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지방행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강화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남광주 지역의 정치적 아성을 재확인했으나 비민주당 세력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며 일당 지배 체제의 변화 가능성을 남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광역단체장을 제외한 전남광주 27개 시·구·군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당선인 438명 중 민주당 소속은 3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의석의 약 81%를 차지하는 수치로 여전히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나, 나머지 19%에 해당하는 83명의 비민주당 당선인이 배출된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27명 중 22명을 확보하고 광역의원 91명 중 83명, 기초의원 320명 중 250명을 배출하며 조직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압도적 수치 이면에는 진보당과 조국혁신당 등 제3지대 정당들의 약진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지방의회 내 다당제 구조가 형성됨에 따라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행정 운영은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된다.

진보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방의원 27명을 배출하며 지역 내 제2야당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성과를 거뒀다. 광역의원 5명과 기초의원 22명이 당선되었으며, 이는 기존 광역의원 2명, 기초의원 10명이었던 규모가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윤민호(북구2), 최경미(광산구3), 박형대(장흥1), 강광석(강진군) 후보 등이 광역의원 선거구에서 승리했으며 신연순 후보는 광역비례대표로 당선권에 진입했다.

조국혁신당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의미 있는 균열을 일으키며 창당 이후 지역 정치권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순문 장흥군수 당선인과 김태성 신안군수 당선인을 배출하며 민주당과 무소속이 양분하던 기초단체장 구도에 새로운 축을 형성했다. 이와 함께 기초의원 지역구 8명, 비례대표 8명, 광역 비례대표 2명 등 총 20명의 당선인을 내며 기초 단위에서의 확장성을 증명했다.

무소속 후보들의 저력 또한 만만치 않았으며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대안 세력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성현 광양시장, 강진원 강진군수, 김신 완도군수 후보가 무소속으로 당선되며 지역 내 인물론의 힘을 보여주었다.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다음으로 많은 28명이 무소속으로 당선되어 정당 공천 중심의 선거 구도에 경종을 울렸다.

정의당과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지역 내 지지 기반 확장에 한계를 드러냈다. 정의당은 목포와 영암, 무안 등에서 기초의원 4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으며, 국민의힘은 광역비례대표 이오숙 후보 1명만이 당선되어 보수 정당의 험지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기본소득당은 이번 선거에서 단 한 명의 당선인도 배출하지 못하며 원내 진입에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압승이라는 외견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호남 정치의 역동성이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비민주당 당선인 83명은 향후 지방의회 운영 과정에서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질서의 투명성과 행정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보수적 관점에서도 이러한 다당제적 요소의 도입은 지방 권력의 부패를 방지하고 정책 경쟁을 유도하는 긍정적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

진보당 전남광주 지방선거 후보자 일동은 "지방의원이 배 이상 늘어난 것은 유권자들이 변화를 선택한 결과"라며 "경쟁과 협력의 진보-민주 양날개 정치를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광주시당 역시 "광주 지역 정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도 시민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국민의힘 광주시당은 부족함을 인정하며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 폭주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정책정당으로서 시민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의당은 노동당, 녹색당과의 연대를 통해 더 넓은 진보 정치의 밑거름을 만들겠다고 밝혔으며, 기본소득당은 당선자 배출 실패에도 불구하고 호남 제1야당을 향한 포부를 꺾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향후 전남광주 지역 정치는 통합특별시 체제 아래서 정당 간의 전략적 제휴와 견제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바탕으로 행정 주도권을 유지하려 하겠지만, 진보당과 조국혁신당이 확보한 교두보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될 것이다. 유권자들이 보여준 이번 선택은 단순한 의석 배분을 넘어 지역 발전을 위한 상호 견제 시스템의 작동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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