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병원마다 제각각이던 도수치료 가격을 1회당 4만 3850원으로 고정하고 연간 이용 횟수를 15회로 제한하는 강력한 관리 대책을 시행한다. 의료 접근성이 떨어진 농어촌 지역에는 비대면 협진 수가를 도입해 진료 공백을 메우며,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통해 취약 계층의 적시 치료 비율을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는 성과를 확인했다.
보건복지부는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과잉 진료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도수치료를 관리급여 항목으로 지정해 가격과 횟수를 표준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실손보험 재정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온 비급여 도수치료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시장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다음 달부터 모든 종별 의료기관에서 30분 기준 도수치료 1회 가격은 동일하게 적용되며, 환자는 비용의 95%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적정 의료 이용 관리가 필요한 항목을 관리급여로 선정해 예비적인 건강보험 혜택을 부여하되 높은 본인부담률을 설정해 무분별한 이용을 억제한다. 도수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는 반드시 사전에 기본 물리치료나 단순 재활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절차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무분별한 '의료 쇼핑'을 방지하기 위해 치료 부위와 상관없이 주 2회, 연간 총 15회까지만 건강보험 적용을 허용하는 횟수 제한 규정도 신설됐다.
의학적 판단에 따라 추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연간 최대 24회까지 예외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두었다. 각 의료기관은 도수치료를 시행할 때마다 도수치료관리시스템을 통해 상세 진료 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복지부는 이러한 급여 기준의 적정성을 3년 주기로 평가하여 세부 기준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관리급여는 일부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 문제를 해소하고 의료적 필요도에 기반한 적정 진료가 이루어지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도수치료를 시작으로 비급여 적정 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보수적인 재정 운용 기조와 맞닿아 있다.
공중보건의사 급감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농어촌 지역에는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새로운 수가 체계가 적용된다.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상주하는 통합형 보건지소에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보건진료소 기준의 방문당 수가인 3980원 이상을 지급한다. 특히 전담공무원이 의사와 비대면으로 협진을 진행할 경우 해당 의료기관에 최대 2만 1440원의 자문료 수가를 책정해 지역 의료 네트워크의 효율성을 높인다.
질환별로 파편화되어 운영되던 재택의료 시범사업은 '질환별 재택관리 시범사업'이라는 명칭으로 통합되어 행정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1형 당뇨와 심장질환 등 7개 질환군에 적용되던 수가 산정 기준과 본인부담률을 유사 질환별로 단순화하여 환자와 의료진의 혼선을 줄였다. 심장질환 관리 대상에는 이식형 좌심실 보조장치(LVAD) 환자를 새롭게 포함시켜 중증 환자에 대한 사후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아픈 근로자가 생계 걱정 없이 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병수당 시범사업은 의료 접근성 향상 측면에서 뚜렷한 지표 개선을 이뤄냈다. 시범사업 실시 결과 제때 치료를 받은 환자의 비율은 기존 59.9%에서 70.2%로 10.3%포인트 상승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특히 유급병가 사각지대에 놓인 30인 미만 중소사업장 근로자들 사이에서 의료 이용률이 높아지고 아픈 상태로 출근하는 사례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도수치료에 대한 기계적인 횟수 제한이 환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의료 현장의 자율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획일적인 수가 설정이 자칫 의료 서비스의 질적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정부는 한정된 건강보험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비정상적인 비급여 시장을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성과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노동계와 경영계 등 각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상병수당 본 사업 추진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농어촌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비대면 협진 모델은 향후 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핵심 자산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도수치료 가격 통제와 관리급여 확대는 향후 비급여 중심의 의료 시장 구조를 공적 관리 체계로 재편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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