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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일본판 Cfius' 신설 추진…외국인 투자 심사 강화

장선희 기자

사나에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외국인 투자 심사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이른바 ‘일본판 CFIUS(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설립을 추진한다.

경제안보를 강화하겠다는 명분이지만, 해외 기업과 행동주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복잡한 심사 절차가 오히려 간소화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 美 CFIUS 모델 벤치마킹…국가안보 중심 심사체계 구축

24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주 일본의 외국인 투자 심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새 기구는 미국 CFIUS를 모델로 삼아, 외국 자본의 인수·투자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CFIUS는 2024년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저지하려 했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본떠 일본도 보다 강력한 안보 심사 체계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 경제안보 강화와 ‘국가주의’ 정치 색채

이번 정책은 다카이치 총리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대규모 경기부양책, 세제·예산 개혁과 함께 경제안보 강화를 핵심 아젠다로 내세우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를 다카이치 총리 특유의 ‘국가주의적 포퓰리즘’ 노선과 연결 짓는다.

특히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일본 기업 공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민감 산업과 첨단기술을 보호하겠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유권자와 연립 여당에 동시에 전달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총리는 외국인 투자 심사 강화가 새로 설립될 국가안보청과도 연계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첩보 기능을 통합 강화하는 한편, 투자 심사 역시 총리실 중심으로 통제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다카이치 총리
[AFP/연합뉴스 제공]

▲ 복잡한 현행 심사체계…“잡음이 너무 많다”

현재 일본의 외국인 투자 심사는 외환·외국무역법(FEFTA)에 근거해 운영된다.

형식상 재무성이 총괄하지만, 실제로는 경제산업성, 금융청, 일본은행, 해당 산업 주무부처 등 여러 기관이 관여한다.

이로 인해 절차가 복잡하고 심사 기간이 길어지며, 부처 간 판단이 일관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화이트앤케이스 도쿄 사무소의 넬스 한센 파트너는 “현재 시스템은 신호 대비 잡음(noise to signal ratio)이 높다”며 “심사를 맡은 정부 기관들이 과부하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 행동주의 투자 급증…국가안보 논란 사례 잇따라

최근 일본 기업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과 행동주의 펀드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심사 체계의 부담도 커졌다.

대만 부품업체 야게오(Yageo)의 시바우라전자에 대한 4억6500만달러 적대적 인수 시도는 중국과의 연관성 문제로 논란이 있었지만 최종 승인됐다.

세븐&아이홀딩스는 캐나다 알리멘타시옹 쿠슈타르의 460억달러 인수 제안을 막기 위해 자사 편의점 네트워크가 국가 재난 대응 체계의 일부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 인수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확장되면서, 보다 명확한 심사 기준과 통합된 의사결정 체계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 규제 강화 vs 절차 간소화…투자자 기대와 우려 교차

법률·금융 전문가들은 새 기구가 실제로 인수 차단 건수를 대폭 늘릴지는 미지수라고 본다.

다만 현재보다 일원화되고 예측 가능한 절차가 마련된다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환영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KPMG 도쿄의 토드 크로프 파트너는 “현재 규칙은 매우 불투명하며, 외국 투자자가 명시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규칙’이 존재하는 듯한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펌 모리하마다 보고서는 위험이 낮은 투자 유형에 대해서는 사전 신고 의무를 면제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동시에, 민감 기술·정보를 보유한 기업에 대한 신고 범위는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리슨포스터의 제러미 화이트 변호사는 “미국식 CFIUS 모델에 가까워질 경우 보다 정형화된 중앙집중형 절차가 될 것”이라며 “CFIUS도 문제는 있지만, 절차가 비교적 투명해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고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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