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감상이 낯설고 미술관 문턱이 높게 느껴졌던 이들에게 반가운 신간이 출간됐다. 아트디렉터이자 갤러리스트 김용임 작가의 『썸타는 미술관』이 출간되며, 예술을 어렵게 느끼는 독자들에게 쉽고 감성적인 미술관 입문서를 제안한다.
『썸타는 미술관』은 2025년 문화체육관광부 ‘중소출판사 성장부문 제작지원’ 사업 기획안 당선작으로, 미술을 사랑하지만 아직은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기획됐다. 책은 미술관을 하나의 ‘연애 공간’으로 설정해, 작품과 천천히 가까워지고 결국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따라간다.
저자는 “예술은 특정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감정의 언어”라고 말한다. 책은 단순한 미술 해설서가 아닌, 독자 스스로 작품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관계,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인문 교양서의 성격을 지닌다.
■ 미술관을 산책하듯 읽는 새로운 방식
『썸타는 미술관』은 실제 미술관 구조를 닮은 구성으로 독자의 몰입감을 높인다. 상설관에서는 미술관 관람의 기초 상식과 교양미술 정보를 소개하며, 제1관부터 제5관까지는 감정, 관계, 사랑, 예술가의 삶을 중심으로 다양한 작품과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 속에는 샤갈의 「산책」, 뭉크의 「불안」, 고흐의 「우는 남자, 영원의 문」, 김환기의 「7 VII 74」, 에곤 실레의 「죽음과 소녀」, 에드워드 호퍼의 「룸 인 뉴욕」 등 시대와 국적을 넘나드는 작품들이 등장한다. 작품 해설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생애와 사랑, 작품 탄생의 배경, 그리고 저자가 작품 앞에서 느낀 개인적 감정까지 담아냈다.
특히 예술작품을 통해 ‘사랑’을 다양한 방식으로 읽어내는 점이 인상적이다. 숭배적 사랑, 금지된 사랑, 외로운 사랑, 침묵 속 사랑 등 관계의 결을 예술 속 이미지와 연결하며,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자연스럽게 투영하도록 이끈다.
■ 미술관 초보부터 아트테크 입문자까지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실용성’이다. 미술관을 어떻게 관람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작품을 감상하면 좋은지에 대한 기본적인 팁은 물론, 국내외 미술관 추천 리스트와 데이트 코스, 미술사 연표까지 수록했다.
또한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아트테크’에 대한 기본 개념과 미술품 투자 방법, 컬렉팅 입문 정보, 국내외 주요 아트페어 소개까지 담아 미술 애호가와 초보 컬렉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책은 미술관을 단순히 작품을 보는 공간이 아닌, 자신을 돌아보고 관계를 성찰하는 장소로 제안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누군가와 특별한 데이트를 하고 싶을 때, 혹은 예술을 통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썸타는 미술관』은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썸타는 미술관』은 일반적인 미술 에세이와는 다른 제작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책의 기획 단계부터 화가 최경자, 조미화, 조수정, 이정인 작가가 직접 작품을 제작했고, 김용임 저자는 완성된 그림을 마주한 뒤 그 작품에서 받은 감정과 울림을 바탕으로 글을 써 내려갔다. 즉, 글이 그림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림이 먼저 태어나고 글이 그 감정을 따라가는 구조다.
책 속 추천사에서도 작가들은 작품에 담긴 개인적 기억과 감정을 전한다. 안종대 작가는 작품 속 빛과 물, 바람의 기록을 통해 삶과 예술의 균형을 이야기하며, 문화예술의 대중화에 힘쓰는 저자의 다양한 활동에 깊은 공감을 전했다. 또한 최경자는 감정의 형태를 한국적 정서와 디자인 원리로 풀어낸 작품 「가시나」를 통해 위로를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고, 조미화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시간을 지나며 작업한 「길을 걷는 사람」에 감사와 치유의 의미를 담았다. 조수정은 「마당에선 별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다」를 통해 따뜻하고 다정한 정서를 표현했으며, 이정인은 나무를 깎아 만든 「복 그릇」 속에 생명의 에너지와 행복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 그림과 사랑에 빠진 아트디렉터의 이야기
저자 김용임은 기업 회장 비서실 소속 경영기획팀, 홍보팀, 인사팀에서 최연소 팀장으로 활동했던 커리어우먼 출신이다. 20대 후반 한 작품과의 만남을 계기로 예술에 깊이 빠져들었고, 이후 국내외 미술관과 갤러리, 아트페어를 찾아다니며 컬렉터이자 아트디렉터의 길을 걷게 됐다.
현재 ‘갤러리 Y’와 ‘케이아트앤컬처’ 대표로 활동하며 다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기획해왔다. 경기아트센터, 연세대학교 등에서 미디어파사드를 활용한 음악과 미술의 융합 공연, 도슨트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으며, 송파문화재단과 여러 기관에서 미술 인문학 강연과 도슨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그림과 썸타는 순간, 삶은 조금 더 다정해질 수 있다”고 전한다. 예술을 멀리서 바라보는 대신, 가까이 다가가 감정을 나누고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경험을 권하는 것이다.
『썸타는 미술관』은 그림을 좋아하지만 미술관이 아직은 낯선 독자, 미술을 교양으로 배우고 싶은 사람, 예술과 사랑을 함께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새로운 예술 입문서로 주목받고 있다.
■ 썸타는 미술관(그림과 연애하듯 살아가다 | 감상X데이트코스X아트테크)
저자: 김용임
출판사: 책이라는 신화
쪽수: 292쪽
정가: 2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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