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음성 비서 '시리(Siri)'의 인공지능(AI) 업그레이드 출시를 지연시킨 것과 관련하여 제기된 소비자 집단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혁신적인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던 애플이 실제 상용화 과정에서 겪은 기술적 난관과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현지시간 화요일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출된 소비자 집단소송에서 이 같은 금액의 합의안에 서명했다.
이번 소송은 애플이 약속했던 AI 기능을 제때 제공하지 않아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 “광고는 했지만 기능은 없었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이면
이번 소송의 핵심은 AI 기능 자체보다 ‘시장 기대 관리 실패’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2024년 WWDC에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전략을 공개하며 AI 중심 생태계 전환을 선언했다.
당시 회사는 새로운 아이폰과 함께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형 시리와 개인화 AI 기능이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해당 기능들이 그해 가을 출시될 신형 아이폰과 함께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신형 아이폰 출시 당시 핵심적인 AI 기능들은 포함되지 않았고, 이에 피터 랜드셰프를 비롯한 원고 측은 애플이 허위 광고로 시장을 오도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25년에도 애플은 시리의 AI 개편이 차기 연도로 미뤄질 것이라고 밝히며 기능 구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인했다.
▲ 무과실 원칙 하에 합의... 소송 리스크 털고 개발 집중
애플은 이번 합의에서 어떠한 법적 과실도 인정하지 않았다.
애플 측은 성명을 통해 2024년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 이후 이미 수많은 다른 AI 기능들을 선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합의는 판사의 최종 승인을 거쳐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다.
애플 관계자는 "두 가지 추가 기능의 가용성과 관련된 주장을 해결하기 위해 합의에 도달했다"며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인 사용자에게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계속 집중하기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장기화되는 법적 분쟁보다는 실질적인 기술 완성도 제고에 역량을 쏟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 내달 WWDC서 차세대 시리 공개... AI 주도권 회복할까
시장의 이목은 이제 다음 달 개최될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6)로 쏠리고 있다.
애플 경영진은 이번 행사에서 마침내 새로운 시리 기능을 공개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2년여의 기다림 끝에 선보이는 기능인만큼, 시리가 얼마나 고도화된 생성형 AI 능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이번 합의를 통해 과거의 출시 지연 논란을 일단락 지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통합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애플이, 이번에 공개될 차세대 시리를 통해 구글이나 오픈AI와의 AI 경쟁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사용자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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