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높이 전망대로 기네스북에 오른 인천 청라하늘대교 관광시설이 군 당국의 출입 통제로 마비됐다. 육군 17사단은 보안성 미비 등을 이유로 해상데크에 쇠사슬을 채웠으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를 불법 시설물로 규정하고 행정대집행을 예고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천 청라하늘대교의 핵심 관광 시설인 해상데크가 개장 직후 군부대에 의해 물리적으로 봉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육군 17사단은 지난 7일 개장한 이 시설의 출입문에 쇠사슬과 자물쇠를 채워 시민들의 통행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군의 조치를 납득할 수 없는 행위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군 당국이 통제에 나선 표면적인 이유는 보안 장비 설치 지연에 따른 경계 공백 우려다. 인천경제청은 원거리용 1대와 중·근거리용 2대의 CCTV, 감시용 드론 등을 배치할 계획이었으나 해외 수입 일정 차질로 인해 오는 7월 30일에나 장비 납품이 완료될 예정이다. 군은 과거 철책 지역이었던 해상데크의 특성상 완벽한 보안 시스템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개방이 불가하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184m 높이의 세계 최고 해상교량 전망대를 찾은 이용객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관광객들은 친수공간인 해상데크를 이용하지 못한 채 교량 상부의 자전거도로 겸용 인도로 우회해야 하는 실정이다. 기네스북 등재로 기대를 모았던 지역 랜드마크가 개장 초기부터 행정적 마찰로 인해 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경제청은 군이 설치한 자물쇠를 시유지에 무단 설치된 불법 시설물로 정의하고 철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 12일 발송된 공문에는 20일까지 자물쇠를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 철거에 나서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담겼다. 아울러 현장 주변에는 '군부대 임의 시건 중'이라는 안내문을 부착하여 시민들에게 책임 소재를 명확히 알렸다.
양측의 갈등은 관련 법령의 해석 차이로 인해 법적 분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육군 17사단은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지자체가 군 부지 포함 지역에 시설을 설치할 때 국방부 장관과 사전 협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반면 인천경제청은 해당 구역이 군사보호구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군이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군은 2016년 설계 단계부터 경계 작전 시설 설치를 조건으로 교량 건설이 허가되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육군 17사단 관계자는 "청라하늘대교 일대는 군의 해안 경계 작전 지역이며 안보는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경제청이 보안 대책 미비 상태에서 무리하게 개방을 강행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시민들의 통행을 보장해야 할 공공시설을 군이 임의로 통제하는 것은 법치 행정에 어긋나는 행위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행정대집행 예고 이후에도 군의 답신이 없는 상태여서 향후 물리적 충돌이나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지자체는 군의 조치가 공익을 해치는 과도한 행정권 남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해안 경계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지자체의 성급한 개방이 안보 공백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보안 장비 도입이 두 달 이상 늦어지는 상황에서 군의 경계 작전 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불법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시각이다. 이는 국가 안보라는 공익과 시민의 이용권이라는 사익 사이의 전형적인 충돌 사례로 분석된다.
향후 사태의 향방은 행정대집행의 실행 여부와 보안 장비의 조기 도입 가능성에 달려 있다. 인천시와 국방부 간의 고위급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지역 관광 산업의 차질은 물론 관군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의 안전과 안보, 그리고 이용 편의라는 세 가지 가치를 조화시킬 수 있는 타협점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번 갈등은 공공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부처 간 협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특히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국책 사업 수준의 프로젝트에서 보안과 개방성이라는 상충하는 가치를 조율하지 못한 점은 행정적 실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군과 지자체는 감정적 대응보다는 실질적인 보안 대안을 마련하여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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