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의 상징과도 같던 검색창을 25년 만에 전면 개편하며 본격적인 '생성형 AI 검색' 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단순한 키워드 입력 수준에 머물던 검색창을 복합적인 시각 정보와 장문의 질문을 소화하는 인공지능(AI) 허브로 진화시켜, 오픈AI 등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1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구글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메인 검색창의 규격과 기능을 대대적으로 확장했다고 발표했다.
사용자가 길고 복잡한 문장으로 질문을 던지거나 사진·동영상을 직접 업로드해 검색할 수 있도록 검색창의 크기를 키우고 상호작용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새로운 검색 기능의 중심에는 차세대 AI 모델인 '제미나이 3.5 플래시(Gemini 3.5 Flash)'가 자리 잡고 있다.
구글은 이 모델이 코딩 능력과 자율적 작업 수행 능력을 크게 개선하는 동시에, 기존 모델 대비 구동 속도는 빨라지고 운영 비용은 대폭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사용자들이 검색에서 AI 기능을 활용할 때 검색 서비스 자체를 더 많이 이용하게 된다"라며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갖춘 제미나이가 구글의 검색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챗봇과 에이전트'의 결합…검색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
구글은 기존의 검색 방식에 챗봇과 자동화 에이전트 기능을 완전히 통합했다.
이제 사용자들은 구글 메인 검색 페이지에서 검색 결과를 확인한 후 대화형 챗봇을 통해 연쇄적인 후속 질문을 이어갈 수 있다.
또한 사용자를 대신해 웹을 탐색하는 디지털 비서 '에이전트' 기능도 도입됐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집을 구하고 있다면 부동산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아도 AI 에이전트가 알아서 새로운 매물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알림을 보내주는 식이다.
동시에 하드웨어적인 소프트웨어 구현도 강화됐다. 천체물리학과 같은 복잡한 주제를 검색하면 제미나이가 배경에서 스스로 대화형 그래픽과 시뮬레이션을 생성해 단순 텍스트 이상의 깊이 있는 답변을 제공한다.
이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나 오픈AI의 '코덱스'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제미나이 스파크(Gemini Spark)'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하며, 이 서비스는 지메일, 문서도구(Docs) 등과 연동되어 이메일 초안 작성이나 회의록 요약까지 자동으로 수행한다.
▲ 쇼핑부터 유튜브·동영상 편집까지…일상 생태계 깊숙이 침투
구글의 이번 AI 전략은 경쟁사들과 달리 이미 수십억 명이 사용 중인 기존 서비스 생태계에 제미나이를 깊숙이 이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유튜브나 검색창에서 상품을 둘러보며 가맹점 웹사이트로 이동할 필요 없이 즉시 장바구니를 구성할 수 있다.
구글의 AI 장바구니는 상품 세일 시 할인 정보를 추천하고, 조립 PC 부품이나 커피머신 필터처럼 서로 호환되지 않는 물품을 선택했을 때 경고해 주는 기능까지 수행한다.
이미지 및 영상 편집 부문에서는 '제미나이 옴니(Gemini Omni)'가 공개됐다.
구글 포토 앱 등에 적용될 이 기술은 휴가지 동영상에서 배경에 찍힌 특정 인물을 말 한마디로 지워버리는 편집 기능을 지원한다.
옴니는 할리우드 영화 수준의 10초짜리 비디오를 생성하는 툴로도 활용되는데, 최근 오픈AI가 비용 등의 문제로 영상 생성 툴 '소라(Sora)'의 서비스를 중단한 것과 달리 구글은 월 8달러에서 250달러 사이의 유료 구독자들에게 이 기능을 개방해 확실한 수익 모델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 독점력 강화에 대한 경계감과 시너지 효과
구글의 이러한 행보는 검색 광고 매출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 분석 기관 아레테 리서치(Arete Research)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2022년 이후 연간 이익이 두 배 이상 증가한 1,320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금융 분석가들은 사용자들이 외부 웹사이트로 이동하지 않고 구글 플랫폼 안에서 모든 정보를 소비하게 되면서 '개방형 웹(Open Web)'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AI를 앞세운 구글이 다른 웹사이트들을 단순히 가공되지 않은 '원시 데이터 제공자'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럼에도 구글은 제미나이 앱의 활성 사용자 수를 오픈AI의 챗GPT와 대등한 수준인 9억 명까지 끌어올리며 AI 주도권을 완전히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글 딥마인드의 코레이 카부쿠오글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사용자의 요구와 행동 패턴에서 얻는 피드백 신호야말로 구글이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언급했다.
구글은 올가을 삼성전자, 와비 파커, 젠틀 몬스터 등과 협력해 제미나이가 탑재된 스마트글래스를 출시하며 현실 세계의 데이터까지 AI 생태계로 흡수할 계획이다.
해당 안경은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제미니 AI와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보고 있는 건물이나 기념물 이름을 설명해주거나 육아·생활 정보도 즉시 제공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구글이 검색과 쇼핑, 영상, 업무, 웨어러블 기기까지 AI를 통합하며 차세대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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