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5만 신도 당원 가입' 의혹 이만희 소환, 정당법 위반 혐의 정교유착 수사 정점

음영태 기자
'5만 신도 당원 가입' 의혹 이만희 소환, 정당법 위반 혐의 정교유착 수사 정점
©연합뉴스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신천지 신도 5만여 명을 특정 정당에 강제 가입시킨 혐의를 받는 이만희 총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며 정교유착 비리 수사의 막바지에 돌입했다. 수사당국은 이 총회장이 2021년 대선 경선과 2024년 총선 경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하여 정당 정치의 근간을 훼손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이번 소환은 종교 단체가 조직력을 동원해 정치권과 부당한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신천지의 대규모 정당 가입 의혹과 관련해 조직의 정점으로 지목된 이만희 총회장을 소환하여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총회장은 4일 오후 12시 43분경 흰색 옷차림에 지팡이를 짚은 채 서울고검 내 합수본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취재진의 질문에는 철저히 침묵을 지켰다. 수사팀은 이 총회장이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책임당원 가입을 강요함으로써 정당법을 위반하고 민주적인 경선 절차를 방해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집중하고 있다.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종교 조직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여부를 가리는 것이 이번 수사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이른바 '필라테스'라는 프로젝트 명칭을 사용하여 지파별로 신도들의 특정 정당 입당을 독려하고 관리해 온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했다. 수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만 5만 명이 넘는 신도가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이는 조직적인 지시 없이는 불가능한 규모라는 분석이다. 합수본은 이러한 대규모 가입이 단순한 권유를 넘어선 강제성을 띠었는지와 그 과정에서 이 총회장의 직접적인 승인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장 질서와 법적 절차를 중시하는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집단적 가입 행위는 정당 정치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

조직적인 당원 가입 지시는 이 총회장을 정점으로 하여 총무와 각 지파장, 그리고 교회 담임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체계를 통해 하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본은 전직 신천지 간부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총회장의 명시적인 지시 없이는 수만 명의 신도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없다는 취지의 유의미한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특히 지난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고동안 전 총무의 진술은 이 총회장의 개입 여부를 입증할 결정적인 단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종교 단체 내부의 엄격한 위계 구조가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신천지가 이토록 무리하게 정당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 배경에는 종교적 이해관계와 직결된 현안 청탁 의혹이 자리 잡고 있다. 합수본이 확보한 신도 간 메신저 내용에는 과천 성전 사용권 확보 등 교단의 숙원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보고 체계가 명확히 기록되어 있다. 현 정부와의 대립 구도 속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정당 가입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신도들에게 전파된 사실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정교유착의 고리는 공정한 행정 집행을 방해하고 사회적 효율성을 저해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수사당국은 올해 초부터 신천지 총회 본부와 국민의힘 당사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하여 방대한 분량의 신도 및 당원 명부를 확보해 대조 작업을 마쳤다. 압수된 자료에는 '필라테스 프로젝트'의 세부 유의사항과 가입 현황 보고서 등이 포함되어 있어 혐의 입증을 위한 물증 확보는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다. 수사팀은 이 총회장을 상대로 당원 가입의 대가로 정치권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특정 현안에 대한 편의를 제공받기로 했는지에 대한 부당거래 여부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이는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수사를 통해 정경유착을 넘어선 정교유착의 폐단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반면 신천지 측은 이번 의혹에 대해 이 총회장이 당원 가입을 지시하거나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교단 측은 신도 개개인의 정당 가입은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자유의 영역이며 조직 차원의 강요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향후 사법부의 판단 과정에서 검찰의 증거 제시와 팽팽한 법리 다툼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기계적 중립성을 고려할 때 피의자 측의 방어권 행사와 무죄 추정의 원칙 또한 수사 과정에서 간과되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법조계와 정치권 전문가들은 이번 수사가 종교 단체의 정치 개입에 대한 엄격한 법적 잣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헌법 전문가는 "종교 조직의 특수성을 이용해 정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왜곡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사안"이라며 "이번 수사를 통해 정교분리의 원칙이 실질적으로 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수본은 이날 소환 조사 내용을 정밀 분석한 뒤 이 총회장에 대한 신병 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며, 추가적인 배후 세력이나 정치권 연루자에 대한 수사 확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향후 수사 결과는 우리 사회의 투명성과 법치주의 확립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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