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이 자녀들에게 800억 원 규모의 대출 채무와 주식 20만 주를 증여하며 사실상 경영권 승계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증여로 장남 전병우 전무의 지분율은 2.87%로 상승하며 개인 주주 중 2위 자리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채무를 함께 넘기는 부담부 증여 방식을 택해 증여세 부담을 낮추는 실무적 효율성을 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이 두 자녀에게 주식과 막대한 규모의 채무를 동시에 넘기는 결단을 내리며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삼양식품은 김 회장이 IBK투자증권과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차입한 800억 원의 대출 채무를 포함하여 보유 주식 20만 주를 자녀들에게 배분 증여한다고 공식 발표하다. 이번 결정은 김 회장이 회장직에 취임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지며 경영권 승계의 시급성과 의지를 동시에 드러내다.
증여 대상은 장남인 전병우 삼양식품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와 장녀 전하영 씨로, 각각의 지분 확보 규모에 따라 후계 구도의 윤곽이 명확해지다. 전병우 전무는 이번 증여를 통해 17만 1,500주를 추가로 확보하며 경영 전면에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구축하다. 전하영 씨에게는 2만 8,500주가 배정되었으며, 증여 예정일은 다음 달 6일로 확정되어 행정적 절차를 밟게 되다.
증여 절차가 마무리되면 김정수 회장의 삼양식품 지분율은 기존 3.76%에서 1.11%로 급격히 축소될 예정이다. 김 회장이 보유한 주식 수는 28만 3,488주에서 8만 3,488주로 줄어들며 대주주로서의 직접 지배력은 약화되다. 이는 자녀 세대로의 부의 이전과 지배권 분산을 통해 세대교체를 공식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되다.
장남 전병우 전무의 지분율은 기존 0.59%에서 2.87%로 네 배 이상 수직 상승하며 그룹 내 입지를 확고히 다지다. 전 전무가 보유한 주식은 4만 4,750주에서 21만 6,250주로 늘어나며, 이는 부친인 전인장 전 회장의 지분 3.13%에 이은 개인 주주 2위 기록이다. 경영 실무를 총괄하는 COO로서 자본 시장 내 지배력까지 갖추게 된 셈이다.
딸 전하영 씨의 지분율 또한 0.05%에서 0.43%로 상승하며 주식 수가 4,000주에서 3만 2,500주로 증가하다. 다만 전 씨는 현재 기업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어, 이번 증여는 경영권 행사보다는 자산 배분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관측되다. 전 전무 중심의 승계 구도 속에서 가족 내 지분 균형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 가능하다.
이번 증여의 핵심적 특징은 800억 원에 달하는 대출 채무를 자녀들이 함께 인수하는 부담부 증여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부담부 증여는 수증자가 증여 재산에 담보된 채무를 인수함으로써 증여 가액에서 채무액을 공제받아 증여세 과세 표준을 낮추는 기법이다. 자산 가치가 높은 주식을 증여하면서 발생하는 막대한 세금 부담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려는 시장 질서 내의 선택이다.
전병우 전무의 경영 행보는 2019년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 입사 이후 유례없는 속도로 전개되어 왔다. 입사 1년 만인 2020년 이사로 승진하며 최연소 임원 반열에 올랐고, 이어 상무와 전무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경영 능력을 시험받다. 1994년생이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아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증여가 삼양식품의 3세 경영 체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장기적 포석이라고 평가하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주주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려는 의도로 분석되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열풍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경영권의 안정은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다.
일각에서는 총수 일가의 절세 전략과 조기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정성 논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다. 막대한 채무를 활용한 세금 절감이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더라도 사회적 정서와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승계 과정의 투명성과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주주 이익 환원이 향후 과제로 남게 되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이번 증여는 김정수 회장이 오랜 기간 신중하게 검토해온 구상에 따라 이뤄졌다"라고 밝히다. 이어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전병우 전무가 회사의 미래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깊은 이해관계와 책임감을 갖고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이며 승계의 정당성을 강조하다.
향후 삼양식품은 전병우 전무를 필두로 한 신규 지배구조 하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다. 증여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 방식과 추가적인 지분 정리 작업이 승계의 최종 완성을 결정지을 변수다. 법치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보수적 경영 기조 속에서 삼양식품의 세대교체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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