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선관위 포위한 시위대… 사상 초유의 지방선거 무효 논란

음영태 기자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선관위 포위한 시위대… 사상 초유의 지방선거 무효 논란
©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앞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며 선거 무효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투표소에서 시작된 혼란은 800여 명의 집결로 확산하며 2,000여 표가 담긴 투표함 반출이 저지되는 등 개표 절차 전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 과정에서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투표소 여러 곳의 투표용지가 고갈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 800여 명은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앞에 집결하여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이틀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등 250여 명의 경력을 현장에 배치하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본투표가 진행되던 중 잠실 일대 투표소에서 선거인 수보다 적은 투표용지가 배부되면서 시작되었다. 투표권을 정상적으로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보수 성향 단체들이 선관위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시위대는 중앙선관위 정문 앞에 무대 차량을 설치하고 '부정선거 원천무효'와 '투표용지 부족 책임'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사 강사 출신인 전한길 씨는 집회 현장에 합류하여 지지자들의 시위 참여를 독려하며 선관위의 행정적 무능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 씨와 시위대는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청사를 출입하는 차량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물리적 마찰을 빚고 있다. 이들은 투표용지 부족이 단순한 행정 실수를 넘어선 조직적 부정의 징후라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시위대의 봉쇄로 인해 투표함 반출이 하루 넘게 지연되는 초유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해당 투표함에는 약 2,000여 명의 투표분이 들어 있으나, 선거 무효를 주장하는 인파에 막혀 개표소로 이동하지 못하는 상태다. 선관위는 투표함 보안을 유지하며 반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시위대와의 대치가 완강하게 이어지며 행정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현장 대응에 나선 경찰 관계자는 "현재 집회 신고는 1개 차로에 대해 24시간 유효하게 접수되어 있어 집회 자체의 불법성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차량 입출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비와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정문에 경력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불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사태가 선거의 효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며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행 공직선거법상 투표용지 부족은 선거의 연기나 재선거를 결정할 수 있는 법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낸 상황이다. 이는 절차상의 미비가 선거 전체의 무효로 이어질 수 없다는 법리적 해석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민주주의의 핵심인 투표 절차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향후 거센 후폭풍이 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표용지 수급 계획의 실패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할 경우 당선자들의 정당성 시비와 선거 무효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향후 법적 공방과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관위의 투명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투표용지#부족#사태에#선관위#포위한